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 화재에 대한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고 발생 5일째인 23일 수색당국이 인양작업이 완료된 대성호 선미(선박 뒷부분)에 대한 현장감식을 실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지난 22일 인양작업을 완료한 대성호 선미를 실은 바지선이 이날 오후 12시쯤 해경 전용부두인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 입항하자, 같은날 오후 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주소방안전본부,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 등 5개 기관 20명을 투입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에 들어갔다.
1차 합동 감식 결과 ‘대성호 화재는 선미보다 앞쪽에서 발생해 선미 쪽으로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제시됐다. 합동감식단은 “1차 감식 결과 선미 부분에서 발화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선체 그을음 형태를 확인한 결과 앞쪽에서 불이 난 뒤 선미 쪽으로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 선미 부분 보관창고와 유류 탱크, 선원 침실 등을 수색ㆍ감식했지만, 실종 추정 선원의 생체조직과 선원 관련 물품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화재로 두동강 난 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수(선박 앞부분)를 발견할 때까지는 화재 원인 규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사고 해역 주변 수심이 80m가 넘고, 사고 발생 이후 5일이 지난 상황이어서 침몰된 선수를 찾아 인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경은 앞서 전날 해군 기뢰탐색함 2척과 국립해양조사원 해양조사선 바다로 5호 등을 투입해 수중탐색을 실시했지만, 아직까지 선수를 발견하지 못했다.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10시 38분 통영항에서 12명의 승선원을 태우고 출항했지만, 지난 19일 오전 4시를 전후해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76㎞ 부근 해상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해 선체 대부분이 전소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된 상태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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