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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터무니없는 요구" 美 유력 일간지의 트럼프 향한 이례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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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터무니없는 요구" 美 유력 일간지의 트럼프 향한 이례적 비판

입력
2019.11.23 17:16
수정
2019.11.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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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NYT)가 22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비판했다. NYT는 이날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루즈-루즈 제안’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터무니없는’ 수준의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여 동맹국을 “모욕(insult)”하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판 목소리를 냈다.

‘윈(win)-윈’의 반대말인 ‘루즈(lose)-루즈’라는 표현을 통해 한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가 한미 모두에게 손해를 끼친다고 꼬집은 것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2만 8,000여명의 주한미군 유지비에 불만을 나타내왔고, 주한미군의 존재에도 의문을 제기해왔다”면서 “이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보다 5배 인상해야 한다는 ‘기이한 요구’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해외 주둔에 대해 ‘상업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역할과 안보, 번영에도 매우 해롭다”고 비판했다. 해외에 주둔하는 자국 군인들을 ‘영리를 추구하는 용병’으로 깎아내리고, 미군이 단순히 한국 방어가 아니라 자유세계의 최전방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 주한미군 유지비의 거의 절반을 내고 있으며, 무기 예산의 상당 부분도 미국에서 지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인상 요구가 또 다른 동맹을 약화시킨다면서 “한국은 (정부가) 비둘기파든 매파든 동맹인 미국에 꾸준히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분노를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주한미군이 미국에게도 이익이 되고 있음을 역설하기도 했다. NYT는 “주한미군은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한다. 한국은 한미 동맹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금도 상당한 분담금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한미군 규모의 병력을 미국에서 운용하려면 더 큰 비용이 든다”면서 주한미군을 통해 미국에서 수행할 수 없는 실전 훈련을 할 기회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 동북아 정세를 봤을 때 미국이 동맹을 약화하기엔 좋지 않은 시기라는 게 NYT의 시각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중국은 아시아에서 강력한 경쟁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매체는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인 일본과도 불화를 빚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한국은 부유한 나라고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야 하는 것도 맞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수준은 터무니없으며 이는 중요한 동맹국을 소외시키는 모욕(insult)”이라고 비판하면서 “(부당한 방위비 인상 요구는) 동맹국이나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성에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결국 승자는 북한과 중국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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