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내가 아니었다면 홍콩은 14분 만에 사라졌을(obliterated)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막후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압박을 가해 ‘중국군의 홍콩 사태 개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았다는 얘기다. 특유의 자화자찬 화법으로 또다시 공치사를 한 셈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은 100만명의 군대를 홍콩 바깥에 배치하고도 투입하진 않았다”며 “내가 ‘그러지 말라. (미중) 무역협상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그에게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사태에 자신이 직접 관여한 사실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최근 미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한 ‘홍콩 인권ㆍ민주주의 법안’에 서명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우리는 홍콩과 함께 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시 주석과도 함께 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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