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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시한 6시간 남기고… 한일 ‘조건부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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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시한 6시간 남기고… 한일 ‘조건부 휴전’

입력
2019.11.23 04:40
수정
2019.11.23 08: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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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WTO 日 제소도 일단 중지

日과 수출규제 해제 문제 논의키로… 징용배상 협상 ‘먼 길’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발표를 위해 브리핑실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발표를 위해 브리핑실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 충돌로 내달리던 한일 정부가 22일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시한(23일 0시)을 불과 6시간 남기고 가까스로 멈춰 섰다.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협정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키로 했고, 일본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도 일단 중지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간 수출관리정책대화를 재개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해제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양국이 ‘조건부 휴전’을 한 셈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협정 종료 통보 효력을 정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개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WTO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한일 양국 정부는 최근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자국이 취한 조치를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22일 도쿄 공관에서 기자들에게 한국의 지소미아 효력 유지 발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22일 도쿄 공관에서 기자들에게 한국의 지소미아 효력 유지 발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은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한 조치에 당장 변화는 없겠지만, 수출 관리와 관련한 양국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반도체 원료 등 3개 품목을 개별적으로 심사해 수출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조건부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은 일본이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 144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지 112일 만이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통보로부터는 정확히 3개월 째다.

청와대는 21, 22일 NSC 상임위를 연이어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22일 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며 “한일간 협의 과정을 상세히 보고했고, 논의 과정에 직접 참석해 NSC 상임위 합의를 재가했다”고 강조했다.

한일 양국이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지만 온전한 관계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의 근본 원인은 일본이 제공했다”며 “지소미아를 연장하는 문제는 일본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것이 우리가 견지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과 관련한 우리 법원의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가 내년 봄쯤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 1차 변수다. ‘최종적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 협상에 한일 양국이 속도를 내지 않으면 ‘휴전’이 종료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천안 MEMC코리아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천안 MEMC코리아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일관계는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한일 우호 협력관계가 정상적으로 복원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종 해결은 일본 측의 태도에 달렸다”며 “현재 합의된 내용(조건부 유예)이 상당 기간 계속되는 것은 우리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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