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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ㆍ수출규제’ 패키지딜, 막판 한발씩 양보 극적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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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ㆍ수출규제’ 패키지딜, 막판 한발씩 양보 극적 반전

입력
2019.11.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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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청구권 협정 변화 없을 것”… 일본 “한국 사법부 ‘배상’ 표현 수용”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공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한국의 지소미아 효력 유지 발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도쿄 공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한국의 지소미아 효력 유지 발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이 종료 시한(23일 0시)을 불과 6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되살아나기까지 한일 양국 외교라인 사이에서는 수출규제와 지소미아 ‘패키지딜’을 둘러싼 막판 물밑 조율이 오갔다.

종료 48시간이 채 안 남은 21일 청와대와 일본 총리관저는 각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지만 극적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 역사 문제와 경제, 안보 문제가 얽히고설킨 탓에 실마리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줄기찬 중재 압력 속에 양국 정상이 최악은 피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면서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던 것으로 보인다.

22일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우리 정부는 전날 문희상 국회의장이 방일 당시 제안했던 ‘1+1+α’(한ㆍ일 기업 및 국민 성금)를 골자로 하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해법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 일본 정부도 유사한 방식의 대안을 우리 측에 제시했다. 구체적 방안은 한일 정부가 공식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나가자는 입장도 같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천안 MEMC코리아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천안 MEMC코리아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문제는 출발점이었다.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연장을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갈등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는 확실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준수 의지를 한국 정부가 분명히 하는 것이 먼저라는 뜻을 꺾지 않았다. 이때부터 피를 말리는 양국 간 신경전이 시작됐다.

양국이 최종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사이 상대를 향한 여론전이 불을 뿜었다. 청와대는 앞서 열린 NSC 상임위 결과를 전하면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지소미아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지소미아 종료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일본도 전방위로 움직였다. 아베 내각은 지소미아를 의제로 NSC 4인 각료회의를 연 뒤 “지소미아 종료는 지역 안보 환경을 완전히 잘못 본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촉구했다.

갈등 봉합 조짐은 이날 오전부터 감지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예정이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일정을 당겨 귀국하면서 정부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점쳐졌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로 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최종 확정하면서 극적 반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산업자원부 고위 당국자가 전날 NSC에 참석했다는 얘기가 들리면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라는 해석이 돌았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22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정 장관은 일정을 하루 앞당겨 이날 오전 귀국했다. 인천=연합뉴스
정경두 국방장관이 22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정 장관은 일정을 하루 앞당겨 이날 오전 귀국했다. 인천=연합뉴스

한일 양측은 결국 기존 입장에서 한발씩 물러나면서 접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수출규제에서 물러서고,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빅딜 안이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까지도 “일본 측이 받을지 여부는 50대 50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피를 말리는 시간이 계속되다 극적 반전이 공식 확인된 것은 오후 5시쯤 일본 NHK가 협상 타결 소식을 알리는 1보를 타전하면서다. 같은 시각 청와대도 1시간 뒤 지소미아 관련 브리핑 일정을 갖겠다고 공개하면서 극적 타결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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