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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중국, 봄방학ㆍ가을방학 추진에 학부모들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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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중국, 봄방학ㆍ가을방학 추진에 학부모들은 냉랭

입력
2019.12.01 17:00
수정
2019.12.01 19:1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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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기차역이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기차역이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의 학교에는 있는데 중국에는 없는 게 무엇일까. 바로 봄방학이다. 중국의 초ㆍ중학교는 여름과 겨울 방학을 제외하면 10월 1일 국경절 때 주말을 포함, 일주일 가량 쉬는 게 가장 긴 연휴다. 그나마 올해 5월 1일 노동절은 휴무를 나흘로 늘려 짧게나마 연휴 기분을 냈다. 특히 10월 국경절 이후 이듬해 1월 말 겨울방학까지 3개월여 동안은 달력에서 줄지어 늘어선 빨간 글씨를 찾아보기 어렵다. 크리스마스도 쉬는 날이 아니다. 요즘 같은 초겨울은 어린 학생들에게 ‘고난의 행군’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봄과 가을에도 방학을 만들자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5월 1일과 10월 1일 전후로 10~15일간 쉬면 사계절 고루 부모와 자녀가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2014년 항저우(杭州), 2015년 자싱(嘉兴)에서 시범 실시한 이후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올해 국경절 이동 인구가 전체 인구(14억명)의 절반이 넘는 8억명에 달해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었다. 연휴가 이때 말고는 없는 탓이다.

민원이 빗발치자 중국 교육부는 지난달 1일 홈페이지를 통해 “봄과 가을에도 방학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가능한지 충분하고 진지하게 검토해 적시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중국 국무원과 교육부가 발간해온 요강은 ‘학교가 방학을 나눠 수업시간을 유연하게 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해 학생들의 여행과 현장 학습을 장려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중심으로 방학이 획일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규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부의 긍정 검토 방침에 아이들은 마냥 신나고, 관광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내 여행객 규모는 2014년 36억1,000만명, 2015년 40억명, 2016년 44억4,000만명, 2017년 50억명, 2018년 55억4,000만명으로 매년 불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7년 12.6%로 정점을 찍은 이래 지난해 10.8%로 감소하는 등 둔화세가 완연하다. 따라서 봄ㆍ가을 방학은 국내 소비를 늘리는 해법이 될 수 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1년여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 진작은 중국의 절실한 과제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대다수 학부모들은 “복장 터지는 소리”라며 “우리를 제발 그만 좀 괴롭히라”고 불만을 쏟아내는 실정이다. 경제적으로 더 쪼들린다는 얘기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결국 방학에도 학원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학원비가 추가로 들고, 아이의 방학에 맞춰 휴가를 내면 수당이 줄고 여행비용은 늘어나는 만큼 가뜩이나 비싼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빠듯하다는 하소연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집에 놔두자니 하루 종일 TV를 보거나 인터넷에 빠질 것이 뻔하고, 개학을 하면 다시 학습 진도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방학 때 쉰 만큼 아이들의 학업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과 싸우는 일만 더 늘어날 것이다.” “누구를 위한 방학인지 모르겠다”는 학부모들의 냉담한 반응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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