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31)이 결국 구단의 허락을 받아냈다. 이제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SK 구단은 22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는 "프리미어 12 대회 종료 후 김광현 선수와 두 차례의 면담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관한 본인의 의사를 확인했다"며 "여러 차례 구단 내부 회의를 통해 KBO리그 첫 사례라는 부담과 팀 경기력 저하 우려 등 많은 부분을 고민했다"고 속내를 먼저 밝혔다. 이어 "그러나 SK 구단은 야구계 인사들의 다양한 의견, SK 팬들의 바람 등을 여러 경로로 파악한 뒤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발표했다.
김광현이 2007년 입단 후 올해까지 13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하며 4차례 우승을 이끈 팀 공헌도, 그리고 류현진(LA 다저스)을 배출한 KBO리그 시장의 확장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광현을 놓아주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광현은 현재 구위나 몸 상태로 볼 때 마음 속에 간직한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룰 적기로 판단해 시즌 종료 시점부터 도전 의지를 보였다. 자신을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처신에 대한 비판도 받았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손차훈 단장과의 만남에서 프리미어12 대회 종료 후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는데 대회 기간 중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구단의 허락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김광현은 지난 19일 손 단장과 1차 면담에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말 4년 총액 85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김광현은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2017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재활로 통째로 날려 1군 등록일을 채운 해는 2018년과 올해 2년이다. 때문에 완전한 FA 신분이 되려면 2년을 SK에서 더 뛰어야 한다. 이에 따라 SK는 김광현의 포스팅(비공개 입찰) 의사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통보하도록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할 예정이다. 향후 절차는 한ㆍ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진행된다.
김광현은 구단을 통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간직해 온 오랜 꿈"이라며 "구단이 어려운 여건에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해 주셨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팬들의 응원과 지지에 관해서 감사드리며 한국 야구와 SK 팬들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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