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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27년 ‘신약 개발 뚝심’, 결실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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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27년 ‘신약 개발 뚝심’, 결실 맺다

입력
2019.11.22 17:15
수정
2019.11.22 17: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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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팜 독자개발 뇌전증 치료제 미 FDA 승인 

최태원 SK회장. SK제공
최태원 SK회장. SK제공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은 신약 개발 분야에서 SK가 무려 27년간의 도전 끝에 국내 첫 독자개발 신약을 결실로 얻었다.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통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이행하는 성과를 이뤄냈는데, 이는 국내 최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엑스코프리(XCOPROㆍ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성인 대상 부분발작(뇌전증) 치료제로 미국 FDA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2001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신약으로 앞으로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을 예정이다. SK는 엑스코프리를 내년 2분기부터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에는 보통 10년 이상의 기간과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된다. 게다가 5,000~1만개에 달하는 최초 후보물질 중 실제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경우가 한두 개에 불과할 만큼 성공 확률이 매우 희박한 분야이기도 하다. 단기 재무성과가 중요한 기업으로서는 당연히 신약 개발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낮은 복제약 사업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약 개발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2016년 6월 경기 판교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다”며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SK의 신약 개발 도전은 최종현 선대 회장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대덕연구원에 관련 팀을 꾸려 씨앗을 뿌린 이가 최종현 회장이다. 1998년 취임한 최태원 회장은 이를 이어 받아 발아시키고 열매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실제 최 회장은 2002년 독자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ㆍ제약 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2030년 이후엔 바이오를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내놨다. 동시에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5개로 나뉜 조직을 통합해 신약 연구에 집중하도록 하고 이후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워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1년 SK바이오팜 출범, 2015년 SK바이오텍 설립, 2017년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 인수 등도 신약 개발 의지를 담은 투자였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자는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신약개발 성공의 역사는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거듭해 혁신을 이뤄낸 사례로 국내 제약산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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