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LG전자가 출시한 ‘방화복 세탁기‘는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제품 크기는 가정용 세탁기처럼 작았지만, 세탁 기능은 기존 방화복 세탁기보다 훨씬 뛰어났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방화복 세탁기 개발에 나선 것은 한 연구원의 끈질긴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이 연구원은 2017년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 방문해 소방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입었던 방화복 세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소방관들은 방화복에 묻은 오염물질이 일반 세탁기로 잘 지워지지 않아 나중에 다시 입기에도 불편하고, 일반 구조활동 시 만나는 시민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는 걱정을 털어놨다. 방화복 세탁기가 물론 있었지만 크기가 크고 가격도 비싸 중소 규모의 소방서에서는 구매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일반세탁기를 사용하거나 손빨래를 해야 했다. 방화복은 특수섬유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섬세하게 세탁하지 않으면 방화복 성능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곧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연구원은 회사에 제품 개발을 정식 제안했다. 가정용 크기의 방화복세탁기 개발을 위해 동료들과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기간만 8개월이 걸렸다. 개발팀은 소방관 300여명을 만나 의견을 들으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갔고 1,200회의 시험 세탁 끝에 지난해 말 새 방화복 세탁기를 만들어냈다.
LG전자는 국민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들의 노고를 덜어주기 위해 방화복 세탁기 기증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소방본부에 20대를 기부하고 올해도 강원지역 산불을 진화한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강원도소방본부에 20대를 기증했다.
LG전자는 이 외에도 따뜻한 기술과 제품으로 국내외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스페인에서는 스페인 스타트업 ‘CO2 레볼루션(CO2 Revolution)’과 함께 대형 산불로 많은 나무가 타버린 스페인 과달라하라주의 알토 타호 자연공원에 약 200만 개의 나무 씨앗을 심는 활동을 했다. CO2 레볼루션은 빅데이터, 드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나무심기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해당 지역의 온도, 강우, 토양, 자생 식물 등을 분석해 나무를 심으면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연공원의 상공을 비행한 드론에 ‘LG G8 씽큐’를 설치해 후면 카메라 3대로 씨앗을 뿌릴 지역을 정밀하게 촬영했다. LG 그램 노트북으로 LG G8 씽큐가 촬영한 데이터를 분석해 씨앗을 퍼트릴 최적의 위치와 씨앗의 종류를 정한 후 LG G8 씽큐로 드론을 조종하며 공원 내에 씨를 뿌렸다.
LG전자는 올해 유럽에서 환경 파괴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스마트 그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산림복원 작업도 스마트 그린 캠페인의 일환이다. LG전자는 ‘스페인 국민 한 사람당 나무 한 그루를 심자’는 캠페인을 통해 스페인 전역에 2030년까지 4,7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시청각 장애인들이 쉽고 편리하게 TV를 즐길 수 있도록 시청각장애인용 TV를 장애인 관련 70개 기관에 기증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LG전자 러브레터’ 이벤트에서 시청각장애인용 TV가 필요한 사연을 접수하고 기증 대상 기관 70곳을 선정했다. 수어(手語) 통역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시설, 전국 각지의 장애인복지관, 점자도서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시청각장애인용 TV가 필요한 사연을 보내왔다.
시청각장애인용 TV는 자막 기능을 강화해 방송에 등장한 인물들이 하는 말, 내레이션 등을 화면 하단에 자막으로 보여준다. 특히 방송화면과 자막을 상하로 분리해 화면이 겹치지 않는다. 사용자는 자막 위치, 글씨 크기, 글씨 배경색 등도 조정할 수 있다.
음성안내 기능은 모든 메뉴를 사용하는 방법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시력이 좋지 않은 시청자를 위해 화면의 일부를 확대해주는 기능도 있다. 사용자는 확대해 보고 싶은 부분을 간단한 리모컨 조작만으로 최대 3배까지 키워서 볼 수 있다.
LG전자는 이번 기증이 시청각 장애인들이 세상과 더욱 가깝게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 임직원 20여 명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해 제품을 기증하고 점자판을 만드는 봉사활동도 진행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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