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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백꽃 필 무렵’] 로맨스인 줄 알았더니, 인생 드라마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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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백꽃 필 무렵’] 로맨스인 줄 알았더니, 인생 드라마였네

입력
2019.11.22 15:52
수정
2019.11.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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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이 지난 2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KBS2 제공
'동백꽃 필 무렵'이 지난 2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KBS2 제공

‘동백꽃 필 무렵’이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던 까불이의 정체도 베일을 벗었으며, 동백(공효진)과 용식(강하늘)의 사랑 역시 꽉 막힌 해피엔딩을 맞았다.

지난 9월 18일 첫 출발을 알린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방송 전부터 ‘믿고 보는 로코 장인’ 공효진과 전역 이후 첫 복귀 신고식에 나선 강하늘의 조합을 예고하며 화제를 모았던 ‘동백꽃 필 무렵’은 첫 회 6.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첫 방송부터 ‘폭주 기관차’ 같은 직진 촌놈 로맨스로 여심을 저격한 용식과 까멜리아의 거침없고 사랑스럽지만 사연으로 가득한 동백의 케미는 시청자들의 취향을 단번에 저격했다. 마치 날개를 단 듯한 시청률 고공행진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한 ‘동백꽃 필 무렵’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 34회 당시 시청률 20%의 벽을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종회 시청률은 23.8%로, 이는 올해 지상파에서 방송된 미니시리즈 가운데 최고 시청률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를 견인했던 힘의 중심에는 맞춤옷을 입은 듯 찰떡 같은 연기를 펼친 공효진과 강하늘이 있었다. 두 사람은 각각 동백과 용식으로 완벽하게 변신,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전역 이후 복귀를 알렸던 강하늘의 경우,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전까지 보여준 적 없던 ‘촌므파탈’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주며 새로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호평까지 이끌어냈다. 촌스러울지언정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직진 로맨스로 여심을 저격하며 뭇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것은 덤이었다.

여기에 손담비, 김지석, 고두심, 김선영, 오정세, 염혜란, 전배수 등 ‘옹산’ 주민들로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빛났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린 열연으로 극에 쫄깃한 재미를 더했고, ‘연기 구멍’ 없는 웰메이드 작품을 완성했다.

단순한 남녀 주인공의 ‘폭격형 로맨스’ 드라마가 아닌 연쇄살인범 ‘까불이’ 찾기라는 코드로 스릴러를 더했다는 점 역시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 요인이었다. 극 중반 등장한 ‘까불이’는 시청자들에게 그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킴과 동시에 동백과 용식, 향미에 몰입해 까불이를 추리하는 몰입감을 배가시키며 뜻밖의 긴장감을 선사했다. 마지막까지 흥식이 아버지(신문성)가 아닌 박흥식(이규성)이 까불이였다는 반전을 거듭한 것 역시 시청자들이 끝까지 몰입을 놓지 않게 만든 제작진의 ‘한 수’였다.

극 중 스토리의 재미 외에도 작품을 통해 ‘동백꽃 필 무렵’이 시청자들에게 전한 따뜻한 메시지 역시 인상적이었다.

술집을 운영하는 고아이자 미혼모의 삶을 살아오며 세상으로부터 온갖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아오던 동백이 자신을 향한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를 건네주는 용식을 만나 ‘진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앞뒤 가리지 않아 우스꽝스럽기도,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던 동백을 향한 용식의 무한 응원은 세상 곳곳에 존재할 또 다른 ‘동백이’들을 향한 ‘동백꽃 필 무렵’의 조용한 응원이 아니었을까.

“분명 뜨끈한 사랑 얘긴데, 맨날 사랑만 하진 않는 얘기. ‘진짜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라던 소개말대로, ‘동백꽃 필 무렵’은 사랑 이야기를 가장한 ‘진짜’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에 또 하나의 인생 드라마를 남겼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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