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불효자다’, ‘나약하게 자랐나 보네’.
이런 고인에 대한 험담이 자살유가족들이 가장 상처를 받는 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딴에는 슬퍼하고 있는 자살 유가족들을 위로해준다고 한 말이겠지만 유가족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이제 그만 잊어라’ ‘너는 고인이 그렇게 될 때까지 뭐했어?’,‘왜 그랬대?’,‘이제 괜찮을 때도 됐잖아’ 같은 말들도 자살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줬다. 이는 22일‘세계 자살유족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선정ㆍ공개한 자살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과 ‘상처가 되는 말’들이다. 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지난 달 2일부터 25일까지 자살유가족 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반면에 자살유가족들이 가장 많이 듣고 싶은 위로의 말은 ‘많이 힘들었겠다’였다. 이 외에도‘네 잘못이 아니야’, ‘힘들면 실컷 울어도 돼’, ‘고인도 내가 잘 지내기를 바랄 거야’ ‘무슨 말을 한들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등이 꼽혔다.
지난해 발표된 심리부검 면담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사건 발생 시 유가족의 71.9%가 자살에 대한 편견, 자책감 등으로 고인의 자살을 주변에 사실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가족의 자살 이후 고통을 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 센터장은 “자살 유족 권리선언 캠페인을 통해 자살 유족에게 상처가 되는 말은 피하고, 진정한 위로의 말을 전함으로써 유족이 사회로부터 위안을 얻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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