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웃음을 전파하던 '행복 바이러스' 20년지기 친구들이 마흔파이브로 뭉쳤다. 개그맨 허경환·박영진·김원효·박성광·김지호가 모여 첫 번째 싱글 '두 번째 스무 살'을 발매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마흔파이브는 "합쳐서 200살, 마흔파이브입니다"라는 우렁찬 인사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들은 모두 1981년생으로, 내년에 한국 나이 마흔 살이 되는 개그맨 동기들이다. 김원효는 "삼십대 중반에 '개그콘서트'에서 마흔파이브라는 음악 코너를 만들려고 했다. 진정성을 담아서 발전 시키자는 생각으로 나이 40이 다가올 때 하면 어떨까 그때 상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를 먹어갈 때 많은 사람들이 초조해한다. 하지만 나는 남들에게 뺏길까봐 나이를 빨리 먹고 싶었다"며 "마흔 살이 되어서 이걸 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다려왔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나머지 멤버들도 흔쾌히 수락을 했다. 이들은 1년 전 호프집에 모여 결단식도 했다. '일단 지르자'는 마음으로 상표권 등록을 먼저 했다고. 김원효는 "허경환이 안 와서 약간 흔들렸다"고 회상했고, 허경환은 "당시엔 얘기만 하다 없어질 줄 알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가장 맏형은 생일이 제일 빠른 허경환이다. 막내는 예상 외로(?) 김지호다. 김지호는 허경환이 형답게 커피와 밥도 많이 산다며, "마시는 차 말고 타는 차를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요즘은 지갑을 안 갖고 다닌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흔파이브의 리드보컬은 김원효다. 그는 "우리는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두렵다. 다행히 첫 곡은 혼자 부르는 게 아니고 각 파트별로 나눠서 부르니 부담이 안 생겼다"며 "신인 같은 열의가 있어서 재미있다. 부담보다는 즐거움이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가장 고생을 한 사람은 박영진이다. 평소 노래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하면서 많이 좋아지기도 했고 내 스스로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노래방 가거나 하면, 혼자 흥에 빠진 적은 많아도 공식적인 자리에선 안 불렀으면 하는 반응이 많았다. 보컬 트레이너에게 개인 테스트를 받았을 때도 가장 심각한 판정을 받았다. 이번 노래는 내가 포문을 열어서 부담도 많았는데 (프로듀싱을 맡은) 홍진영 씨와 친구들이 용기를 줘서 노래에 대한 극복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가요계에 큰 획을 긋기 위해 나왔다기보다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대중연예인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태만이다. 마흔파이브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유산슬(유재석) 선배님과 동일선상에 올려주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마흔 살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마흔파이브는 의욕이 충만한 상태였다. 박성광은 "마흔 살이 되니까 불안하지 않나. (내년까지) 거의 한달 반 남았는데, 불안하고 그런 생각이 들 수 없을 만큼 새로운 걸 만들고 짜고 이걸 하면서 극복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허경환 역시 "40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다"며 "주위 사람들도 얘기하고, 마흔 살에 대한 압박이 크다. 하지만 노래가사처럼 스무살로 돌아가고, 어떤 농담을 해도 유치하게 받아주고 웃는 이 그룹을 통해서 두려움을 기쁨과 설렘으로 바꾸고 있다. 지금 너무 좋다"고 털어놨다.
김원효는 "단순히 일반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는 '이거로 돈 벌려고 하냐, 남들 따라하냐' 그런 얘기도 한다. 우리는 개그를 하면서 우리 것이 없다고 느꼈다. 지금까지 했던 코너는 우리 것이 아니고 방송국의 것이다. 우리만의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흔파이브의 타이틀곡 '스물마흔살'은 불혹을 앞둔 다섯 남자의 청춘에 대한 애틋함과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담은 곡이다. 가수 홍진영(갓떼리C)이 프로듀싱을 맡았고, 프로듀싱팀 플레이사운드의 작곡가 알고보니 혼수상태와 김지환 등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22일 정오,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물마흔살' 리믹스 버전 발매를 확정해 기존곡과는 또 다른 매력의 신선한 사운드로 대중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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