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가 버린 사람들
데이비드 굿하트 지음ㆍ김경락 옮김
원더박스 발행 ㆍ456쪽 ㆍ2만2,000원
2016년 세계 정치사에는 충격적인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영국의 브렉시트(EU탈퇴)가 국민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결정된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일이다. 두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은 만성화된 저성장과 경제 위기에 지친 시민들이 선택한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이라는 분석을 끌어왔다. 그러나 3년을 넘긴 오늘날, 두 사건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흐름이다.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브렉시트 역시 진전 없이 공회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는 혐오와 불신의 정치가 확산되고 있다.
‘엘리트가 버린 사람들’은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이 시대와 동떨어진 ‘비정상’의 돌출이 아니라 “포퓰리즘은 새로운 사회주의”라는 저자의 주장을 담은 책이다. 세계화의 물결 가운데 가난한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이 겪는 소외감이 정치 행위로 발현된 것이 포퓰리즘 운동이라는 것이다. 진보적 개인주의 성향의 엘리트들이 중시하는 가치가 더 이상 사회 전체의 중심 가치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저자는 ‘새로운 균형’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한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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