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대화 이틀 만에 소위 통과… 당정도 어린이 안전대책 마련키로
지난달 11일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군의 유품과 유치원 졸업사진이 방안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유치원 시절 받은 '친절한 어린이상'이 평소 민식 군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약 3년간 국회에 묶여 있던 ‘어린이 생명안전법’ 처리에 여야가 뒤늦게 속도를 내고 있다. 대책 마련을 위해 당정도 나섰다. 스쿨존 교통 사고로 아이를 잃은 고 김민식 군의 부모가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책 마련을 호소하며 여론의 관심이 쏠린 지 이틀 만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1일 법안심사소위에서 ‘민식이법’이라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의결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국회 첫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고, 지자체장이 스쿨존 내 과속방지턱, 속도제한·안전표지를 의무로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발생한 민식군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함께 발의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스쿨존 내 사망사고 가해자 가중 처벌 내용)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다른 아이들의 이름을 담은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반드시 논의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민식이법(스쿨존 사고 예방 및 처벌 강화)을 비롯해 해인이법(어린이 안전사고 응급조치 의무화), 한음이법(특수교육 시설 내 CCTV 설치 의무화), 하준이법(주차장 안전관리자 책임 강화), 태호·유찬이법(어린이 통학차량 신고대상 강화) 등이 발의돼 있다.

이날 국회를 찾은 고 이해인양의 가족들은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10분 만에 될 것을 여태껏 한 번도 돌아봐주지 않았다는 게 화가 난다”며 “물론 (절차가)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최장 3년 가까이 계류된 법도 있는데, 여태 느낀 것에 비하면 너무 말도 안되게 금방 되어버렸다”고 허탈해했다. 그러면서도 “(의원들이) 모든 어린이 생명 안전 법안을 오늘처럼 다뤄 주겠다고 했다”며 “아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먹먹한 이 마음을 조금만 헤아려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부와 여당도 이달 중 ‘어린이 생명 및 안전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당정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다음주 중 어린이 생명안전 관련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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