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미국 측량전문기업 트림블, 현대건설기계, SK건설 등과 손을 잡고 사회간접자본(SOC) 실증연구센터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도로공사 실증에 성공했다. 머지 않은 미래에 도로, 터널, 교량 등 사회 기간시설 건설에 드론과 증강현실(AR) 등 ICT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ICT가 적용된 스마트 공법으로 총 생산성 30%가 향상되고 공사기간 및 비용이 25% 단축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은 37일간 길이 260m, 폭 20m에 해당하는 상ㆍ하행선 도로공사를 진행하며 기존 전통방식과 스마트 건설 방식을 비교해 공법의 효율성을 비교해보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ICT 기술이 건설 현장 일부에 적용된 적은 있었지만, 측량부터 설계, 시공, 관리까지 전 단계에 걸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측량 단계에서는 사람 대신 근적외선을 이용한 초정밀 라이다(LiDAR) 드론이 이용됐다. 라이다 드론을 활용하면 숲이 우거진 지대에서도 땅의 높이와 흙의 양 등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공사에서는 5명의 측량 전문가들이 18일간 수행해야 할 업무를 3명의 전문가와 드론 한 대로 4일 만에 성공해냈다.
설계에는 3차원 설계 방식인 건축정보모델링(BIM)이 활용됐다. BIM은 미리 시설물을 3차원 공간에 디자인한 뒤 건설의 모든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기존에 수정이 어려웠던 종이로 된 설계도나 2D 캐드(CAD) 도면을 대체한다.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번 공사에서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오류로 인한 시행착오를 줄였고, 덕분에 평균 공사비가 전통 방식과 비교해서 25.4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에 들어가서는 SK텔레콤의 T라이브캐스터와 GPS 안테나 및 수신박스가 제 역할을 했다. 중장비에 붙인 센서가 통합관제센터와 실시간 정보를 주고 받으며 작업한 덕분에 실제와 1.5㎝에 불과한 오차범위 안에서 정밀 작업이 가능해졌다. 실시간 작업 현장을 고화질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AR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3D 설계도와 시공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중장비 통합 관리도 좀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실증사업을 기반으로 SK텔레콤과 4개 기업ㆍ기관은 향후 5G를 접목한 건설 자동화를 위해 협력해나갈 계획이다. 최판철 기업사업본부장은 “5G를 사용하면 수백㎞ 떨어진 관제센터에서도 작업자가 마치 중장비 조종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원격 제어, 자율 작업, 무인화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터널, 교량, 스마트 조선소까지 5G 기업간거래(B2B)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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