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연정 구성에 또다시 실패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실시한 9월 총선에서도 정부 수립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스라엘은 만 1년 동안 총선 세 번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는 20일(현지시간)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연정 구성 권한을 반환했다. 간츠 대표의 연정 구성은 일찍부터 난항에 빠져 있었으나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한 것이다.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 120석 중 간츠 대표가 이끄는 청백당은 33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32석을 가지고 있다. 지지 세력을 합산해도 청백당 측은 54석, 리쿠드당 측은 55석이다. 앞서 연정 구성에 나섰던 네타냐후 총리 역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연정 구성권은 간츠 대표의 손으로 넘어간 바 있다.
간츠 대표는 연설을 통해 크네세트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국민 통합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모든 돌을 들어 올렸다”며 “나는 패배자들의 벽에 부딪혔다. 그들은 이스라엘 국민이 내가 이끄는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연정 구성의 ‘캐스팅 보트’ 격인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간츠 대표의 연정 구성 실패 전인 이날 낮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과 간츠 대표의 청백당이 모두 포함된 연정에만 참여하겠다며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의 지도력을 모두 비판했다. 리에베르만 전 장관이 이끄는 극우 성향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9월 총선에서 8석을 차지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앞으로 21일 동안 의원 과반의 지지를 얻는 총리 후보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I)은 “리블린 대통령이 관저에서 율리 에델스타인 국회의장과 만나 연립정부 구성 권한을 의회에 넘긴다고 공식 통보했다”면서 이미 연정 구성에 실패했던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총리직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유예기간에도 불구하고 연정 구성에 실패하는 경우 이스라엘은 내년 3월에 새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TI는 전했다. 올해 4월 9일 총선 이후 만 1년 사이에 세 번째 총선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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