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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 이끈 이임생 감독 “남은 경기도 총력전”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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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 이끈 이임생 감독 “남은 경기도 총력전” 속사정은

입력
2019.11.21 17:00
수정
2019.11.21 18:4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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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 인터뷰

Figure 1수원 삼성을 2019 KEB하나은행 FA컵 우승으로 이끈 이임생 감독이 20일 경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미소짓고 있다.
Figure 1수원 삼성을 2019 KEB하나은행 FA컵 우승으로 이끈 이임생 감독이 20일 경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미소짓고 있다.

지난 10일 FA컵 우승을 거둔 수원 삼성은 막판으로 갈수록 뜨거워지는 K리그1(1부 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근심이 가장 적은 팀이다. FA컵 우승으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데다, 파이널B(하위스플릿)에서도 일찌감치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0일 경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임생(48) 수원 감독은 “남은 두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속사정은 있다. 24일 예정된 최하위 제주전에서 수원이 이기면 제주(승점 27)의 강등이 확실시되는데, 만일 수원이 지게 되면 제주가 10위 인천(승점 30), 11위 경남(승점 29)을 따라잡게 돼 마지막 라운드는 극도로 살벌해진다.

이 감독은 “사실 우리로선 마지막 두 경기에서 그 동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를 투입해 실전 경험을 한 번이라도 더 쌓게 해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여러모로 소득이 되겠지만, 지금은 그래선 안 될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잔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일단 제주전 만큼은 오해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가동할 수 있는 최상의 전력으로 나서려 한다”고 했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또 있다. 절친한 동기 유상철(48) 인천 감독 앞에서 당당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 감독은 최근 췌장암 4기로 투병중인 사실이 전해진 유 감독과 1971년생 동갑내기로, 어릴 적부터 동기이자 선의의 경쟁자로 함께 성장해왔다. 국가대표팀에선 오랜 시간 발을 맞추며 돈독한 우정을 쌓기도 했다.

이임생 감독이 1998 프랑스월드컵 벨기에전에서 이임생이 붕대를 감으며 빨리 경기장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장면. 오른쪽 아래는 유상철 감독이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이임생 감독이 1998 프랑스월드컵 벨기에전에서 이임생이 붕대를 감으며 빨리 경기장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장면. 오른쪽 아래는 유상철 감독이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유 감독의 투병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이 감독은 “지난달 27일 맞대결을 앞두고 라커룸을 찾아갔는데, 상철이가 ‘임생아 나 지금 꼭 가야 되냐’고 묻길래 말 없이 끌어 안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이겨내기 힘든 병이라는 걸 상철이도 알고 나도 안다”라면서도 “(제주전을)이기고 싶다고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상철이를 생각해서라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철이에게 기적이 있길 매일 기도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다만 “제주전 다음 경기인 상주와 최종전에선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줘 보고 싶다”고 했다. 올해 준프로 계약(고교 재학 중 프로계약) 한 오현규(18)가 지난 5월 5일 서울과 슈퍼매치를 통해 데뷔한 뒤 과제를 보완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본 이임생 감독은 “경쟁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빨리 데뷔시켜 성장을 도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Figure 3수원 삼성을 2019 KEB하나은행 FA컵 우승으로 이끈 이임생 감독이 20일 경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미소짓고 있다.

그는 “구단 사정이 (수원 코치로 있던) 1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그 때는 수원이 좋은 선수들을 사들이는 입장이었다면, 이젠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 성장시키고 이적 수익도 벌어들여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강등권 전력’이란 평가까지 받은 가운데 타가트(26ㆍ호주)와 염기훈(36)의 맹활약 속에 FA컵 우승을 따낸 건 성과라지만, 팀의 미래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하다. 이 감독은 “다음 시즌이 도쿄올림픽 탓에 내년 2월에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준비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며 “선수 영입과 준비과정을 본 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것”이라고 했다.

화성=글ㆍ사진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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