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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첫날… “대입 면접 어쩌나” “출장 포기” 곳곳 항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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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첫날… “대입 면접 어쩌나” “출장 포기” 곳곳 항의도

입력
2019.11.20 18:53
수정
2019.11.21 01: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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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지하철 만원 시민 불편 호소… 버스파업 고양 ‘설상가상’ 교통난

[저작권 한국일보] 철철도노조가 안전인력 충원. 인건비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20일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 화물열차들이 모여 있다. 의왕=홍인기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철철도노조가 안전인력 충원. 인건비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20일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 화물열차들이 모여 있다. 의왕=홍인기 기자

“내일 대입 면접 보러 전주를 가야 하는데,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속이 새카맣게 타 들어 갑니다.”(김대현 18ㆍ수험생)

“거의 매일 KTX를 타고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저 입장에선 업무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입니다.” (채우성 43ㆍ직장인)

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 첫날인 20일 서울역 등 전국 주요 역에서는 KTX를 비롯한 여객열차 운행이 중지되거나 취소되면서 시민들이 크고 작은 불편함을 겪었다. 파업이 아침 출근시간을 지난 오전 9시부터 시작된데다 평일이다 보니 철도대란 등의 큰 혼잡은 피했지만 저녁 퇴근시간부터 파업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파업 이틀째인 21일부터는 본격적인 혼란이 가중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역과 용산역에선 예매한 열차 운행이 취소된 사실을 뒤늦게 안 승객들이 곳곳에서 항의를 하는 등 파업 후폭풍을 실감케 했다.

수원역에서도 기차와 전철 운행이 일부 중단되면서 분통을 터뜨리는 승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KTX의 경우 이날 오후 4시2분 서울행과 오후 4시44분 부산행 열차가 제 시간에 운행되지 않았다. 기차의 경우도 평소 대비 70%, 전철은 80% 수준으로 운행 중이다.

일부 승객들은 승차권을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민호(43)씨는 “업무상 부산에 갈 일이 있어 오후 4시44분 KTX를 타려고 나왔는데 파업으로 해당 열차가 운행을 하지 않아 못 가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저작권 한국일보]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 전광판과 알림판에 파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 전광판과 알림판에 파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인천지역 최대 환승역인 경인전철 부평역에선 9시 7분쯤부터 구로행 전동차들이 3∼5분씩 지연 도착하면서 승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부산역에선 발권 이용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이후부터 부산역 발권 창구가 8개에서 3개로 줄어들면서 미쳐 예매를 하지 못한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는 일이 벌어졌다. 코레일 직원이 자동발권기로 승객을 안내했지만 기계에 익숙하지 못한 노령층 등 승객들은 불편을 피할 수 없었다.

전날 서울행 광역버스 270대가 노조 파업으로 운행이 중단된 고양에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철도 파업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교통 혼잡이 이어졌다. 고양지역에선 철도노조 관할인 지하철 3호선 지축~대화(하루 이용자 3만3,492명), 경의중앙선(7만4,838명) 구간에서 운행 차질이 빚어졌다.

강원지역에서는 시멘트와 석탄 등 자원을 운송하는 화물 수송에 비상이 걸렸다. 도에 따르면 하루 33차례 운행하던 태백ㆍ영동선 화물열차 운행이 네 차례로 축소됐다. 이는 평상 시 대비 12% 수준이다.

[저작권 한국일보]20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용산역에서 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지 알림판을 읽고 있다. 최은서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20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용산역에서 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지 알림판을 읽고 있다. 최은서 기자

강릉선KTX와 경춘선 ITX청춘 등 고속열차 운행도 전날의 67~7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저녁 퇴근길은 파업의 여파로 교통 혼잡이 이어졌다. 지하철 4호선 서울역 등 주요 도심 전철역승강장을 중심으로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는 등 불편이 잇따랐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퇴근시간대 1호선 같은 광역전철 운행률이 평시 대비 84% 정도라 열차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길어진 탓이다.

서울 신도림역에서는 열차가 평균 10분 이상 지연될 수 있으니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의 방송이 나왔고, 고객지원실엔 열차 지연 관련 문의 및 지연증명서 발급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번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냉랭하지만, 코레일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최홍주(56)씨는 “파업 자체를 욕할 게 아니라 파업이 왜 일어나는지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인력 확충이나 인건비 개선을 계속 미루는 코레일쪽에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열차 운행률이 평시 대비 81.12%라고 밝혔다. 열차 종류별로는 광역전철 89.4%, KTX 77.0%, 일반열차 71.1%, 화물열차 36.1% 수준이다. 코레일은 철도파업에 대비해 이용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 수도권 전철과 KTX에 내부 직원과 군 인력 등 동원 가능한 대체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이날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27.4%(출근대상자 1만5,871명 중 4,343명)로 집계됐다. 대체 인력을 포함한 근무 인력은 1만2,049명으로, 평시 대비 83.7%에 달한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ㆍ전국종합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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