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수도 테헤란 시내 국방전시관에서 지난 9월 24일 '성전(이란-이라크전) 주간'을 맞아 이란군이 보유한 다양한 탄도미사일 모형이 전시돼있다. 테헤란=연합뉴스

이란이 자국을 겨냥한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역에서 최대 규모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분석이 나왔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DIA는 이란의 미사일 개발은 북한과 밀접하게 관련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DIA는 ‘이란 군사력’(Iran Military Power)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은 수십 년 동안 살상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제재를 받았으나, 미사일 규모나 정밀도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성장을 이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란이 근거리(CRBM) 및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뿐 아니라 이란 국경에서 2,000㎞까지 타격 가능한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상당량 보유했다는 게 DIA의 평가다. 해당 사거리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유럽 남동부까지 타격 범위에 둘 수 있다. 특히 MRBM의 경우 북한의 노동미사일 기술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DIA의 분석이다.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 발발 39주년을 기념하는 ‘성전주간’을 맞아 수도 테헤란 남서부의 바하레스탄 광장에 설치된 지대지 미사일 ‘샤하브-3’ 앞으로 한 무슬림 성직자가 지나가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DIA는 보고서에서 "액체연료 추진형 샤하브(Shahab)-3이 이란 MRBM 전력의 중심"이라며 "이란은 사거리와 유효성 향상을 위해 북한 노동 MRBM에 기반한 샤하브-3을 개조해왔다"고 했다. 이란은 앞서 2016년 9월 새 기종인 코람샤르 MRBM 생산도 예고한 바 있다. 이란은 해당 기종도 2,000㎞ 사거리를 갖췄다고 밝혔으며, DIA는 이 기종 적용 기술이 북한 무수단미사일 기술로부터 유래했다고 보고 있다.

이란의 올해 국방예산은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예산 207억 달러(약 24조 2,334억)를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란은 1979년 미국에서 수입한 전투기를 여전히 사용할 정도로 공군력이 빈약한 상황으로, 전략적 필요에 따라 미사일 능력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적대 세력인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억지력을 갖추려 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아울러 미 고위 정보당국 관계자는 AP통신에 이란이 내년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무기 금수 조치가 종료되면 첨단 전투기와 탱크 등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유엔의 금수 조치 해제에도 엄격한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란은 러시아, 중국으로부터 비행기와 탱크 등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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