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개인적ㆍ지엽적” vs “일상 속 생생한 고민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각본 없이 진행되면서 이색적인 돌발 질문들이 쏟아졌다. 검찰개혁, 남북관계, 한일관계 등 굵직한 국정 현안 외에 민생과 직결된 민원도 나와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치킨집 사장, 외국인, 워킹맘, 고등학생 등 국민 패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질문자로 나선 최원호씨는 “과거 평양에 100평짜리 치킨집을 만들었는데, 정부에서 막아서 망했다”며 “10년째 쫄딱 망해서 아무것도 없는데, 피해보상과 관련해 통일부는 전혀 실태조사가 없다”고 토로했다. 2007년 평양에 치킨집을 열었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사업이 중단돼 피해가 막심하다는 하소연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도 공단 중단에 대한 피해를 호소했다. 2차 입주기업의 대표라고 밝힌 이희건씨는 “대통령께서 개성공단 기업에 대한 손실 전액을 정부에서 보상해줘야 한다고 후보 시절에 말하셨다”며 “국민들도 기업이 충분히 보상받은 것으로 아는데, 우리 기업들은 전혀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원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탈북민 정착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의견도 나왔다. 탈북민 김지이씨는 “탈북민 단체가 60~70개가 생겼는데, 왜 이렇게 통일부에서 사단법인을 많이 만들어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한국에 정착한 지 11년 됐지만 한 번도 탈북민단체에서 전화하거나, 집에 찾아온 적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탈북민은 취업도, 자영업도 힘들고 사건에 휘말려도 법률적 도움을 받기 어렵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국가 현안을 다뤄야 할 국민과의 대화가 개인의 고충을 토로하는 자리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대부분 질문이 너무 개인적, 지엽적이었다”며 “국민 대표로 나간 자리인 만큼 질문자들이 거시적인 질문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애****)고 평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몇몇 질문들을 보면, (방송 전) 최소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미리 받아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SL****)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농담과 무질서함, 개인적인 이야기로 정작 중요한 의제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찾을 수 없었다. 전파 낭비, 시간 낭비”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됐고, 문 대통령이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고민을 접한 자리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한 누리꾼은 “정치, 외교, 경제 현안보다는 민식이 이야기, 새터민 차별, 치킨집, 일용직 삶의 고단함 등 우리 일상 속 고민이 터져 나왔다”며 “진짜 국민들의 고민을 들어준 자리였다고 생각한다”(김****)고 평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개인 청원으로 시간을 낭비했다는 비판에 “왜 논리적이어야 하나. (대통령에게 하는 질문은) 상식적이지 않아도 되고,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해도 된다”며 “그런 사람도 국민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비난하지 말자”(간****)고 주장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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