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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식이 보구프면 대학로로 오셔유” 드라마 스타들 연극ㆍ뮤지컬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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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식이 보구프면 대학로로 오셔유” 드라마 스타들 연극ㆍ뮤지컬 무대에

입력
2019.11.21 17:49
수정
2019.11.21 19:2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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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속 배우 강하늘의 모습. 강하늘은 차기작으로 대학로 연극 '환상동화'를 택했다. KBS 제공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속 배우 강하늘의 모습. 강하늘은 차기작으로 대학로 연극 '환상동화'를 택했다. KBS 제공

#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속 황용식 역으로 ‘촌므파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배우 강하늘(30)의 차기작은 영화도, 드라마도 아닌 대학로 연극 ‘환상동화’다. 한창 주가를 올리는 배우가 400석 규모의 소극장(서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 무대를 택하는 건 흔치 않은 일. 군 제대 후 두 번째 작품인 데다 연극 특성상 다른 작품과 병행하기도 쉽지는 않기에 강하늘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2015년 ‘해롤드&모드’ 이후 5년 만의 무대 복귀다.

# 올해만 방송 드라마 2편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동건(39) 역시 다음달부터 뮤지컬 ‘보디가드’ 주연으로 무대에 선다. 팝스타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으로, 데뷔 20년이 넘는 이동건에겐 첫 뮤지컬 도전이다. 음치 설정으로 넘버를 유창하게 부르진 않아도 되지만, 동료 배우나 관객과 즉각적으로 호흡하고 반응해야 하는 무대 문법은 생소하다. 이동건은 이달 초 인터뷰에서 “완전히 준비된 상태에서 무대에 오르려 한다”며 “앞으로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었으면 한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오는 2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배우 이동건(왼쪽)과 강경준이 팝스타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을 연기한다. CJ ENM 제공
오는 2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배우 이동건(왼쪽)과 강경준이 팝스타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을 연기한다. CJ ENM 제공

드라마 주연급 스타들이 올 연말부터 잇따라 뮤지컬ㆍ연극 무대에 선다. 강하늘과 이동건을 비롯해 정일우(연극 ‘엘리펀트 송’), 강경준(‘보디가드’), 이장우(뮤지컬 ‘영웅본색’), 이상윤(연극 ‘올모스트 메인’)이 대표적이다. 조승우, 황정민, 유준상 등 방송과 무대를 수시로 오가는 배우는 있었지만, 이동건 등은 처음으로 연극ㆍ뮤지컬에 도전하거나 오랜만에 뛰어 들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동건과 마찬가지로 강경준(36)도 뮤지컬 무대가 처음이다. “다른 데서도 할 수 있는 배우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이달 초 인터뷰)는 그는 오는 28일부터 이동건과 더블캐스팅으로 프랑크 파머 역을 맡는다. 무대 위에서 레이첼 마론과 깊은 감정을 주고 받는, 세밀한 연기력이 중요한 역할이기에 캐스팅 제의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강경준은 “연습하러 가는 게 무척 즐겁다”며 “(뮤지컬 외에) 연극에도 정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 정일우는 오는 22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개막하는 '엘리펀트 송'으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나인스토리 제공
배우 정일우는 오는 22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개막하는 '엘리펀트 송'으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나인스토리 제공

2010년 연극 ‘뷰티풀선데이’로 호평을 받았던 정일우(32)에게도 ‘엘리펀트 송’(22일 개막)은 9년 만의 무대다. 트라우마를 가진 환자 마이클 역을 맡았다. 치밀한 심리극이기에 적잖은 연습 기간을 거쳤다고 한다. 올해 초 최고 시청률 49.4%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의 주연 이장우(33) 역시 10년 전 앙상블로 뮤지컬 무대에 서본 경험을 제외하고는 ‘영웅본색’(다음달 17일 개막) 속 자걸 역이 첫 뮤지컬 주연이다. 유준상, 민우혁, 한지상 같은 베테랑들과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제작사들은 작품 완성도와 새 시장 확보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스타들의 무대 도전이 반갑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 주연급 배우들은 대체로 연기력이 보장돼 있는 데다 팬층도 두텁기에 흥행에 좋은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현수정 공연평론가(중앙대 연극학과 겸임교수)도 “드라마 스타들이 주로 연말연초 작품에 투입되는 데엔 해당 시즌의 관객 연령층이 유독 다양하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여러 연령층의 관객을 만족시키기에 드라마 스타들은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17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영웅본색'에서 자걸 역을 맡은 이장우. 빅픽처 프로덕션 제공
다음달 17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영웅본색'에서 자걸 역을 맡은 이장우. 빅픽처 프로덕션 제공

공연계 안팎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아이돌 일변이었던 최근 뮤지컬ㆍ연극 캐스팅 흐름에서 벗어나 다양한 배우의 면면을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원종원 뮤지컬평론가(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드라마 주연급들의 무대 진출은 아이돌이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연륜, 깊이의 맛을 찾는 관객들이 느는 현상을 반영하기도 한다”며 “연극ㆍ뮤지컬 시장과 스타 마케팅이 모두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MBC와 KBS 등 지상파 방송이 잇따라 평일 드라마를 폐지하는 등 방송 환경의 급변도 드라마 스타들의 행보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현수정 평론가는 “배우 입장에서도 활동 저변을 넓히는 한편 연기력을 증명할 수 있어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전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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