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즈베즈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4차전이 끝난 뒤 마우리시노 포체티노 감독과 함께 미소 짓고 있다. 베오그라드=로이터 연합뉴스

심각한 부진에 빠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토트넘을 강팀 반열에 올려놓은 마우리시노 포체티노 감독이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게 된 가운데 팬들은 부진의 원인이 보드진에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조제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후임 물망에 오르는 가운데 ‘에이스’ 손흥민(27)의 거취도 주목 받고 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체티노 감독과 코치들을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토트넘은 리그 12경기를 치른 현재 3승5무4패(승점14점)로 20팀 중 14위에 처져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포체티노 감독이지만, 성적이 부진해지자 구단은 곧바로 칼을 빼 들었다.

팬들은 물론 현지 언론들까지도 A매치 휴식기 때 토트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는데, 결국 수뇌부는 감독 및 코치진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 이후 심각한 ‘번아웃’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에선 UCL 준우승 이후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보도를 내놓았고, 이번 시즌 부진이 계속되자 보드진과 불화를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지난 시즌 막판과 올 시즌 리그에서의 성적이 극도로 실망스럽다”며 “가볍게 서두르며 내린 결정이 절대 아니다”고 전했다. 레비 회장은 “포체티노 감독과 코치진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며, 그들은 늘 우리 구단 역사의 일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도 팀 동료 델레 알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포체티노 감독에 대한 마지막 감사 인사 글에 ‘좋아요’를 눌러 마음을 전했다.

팬들은 포체티노 감독의 부진을 비판하면서도 경질은 성급했다는 반응이다. 시즌 초반 부진은 다른 빅클럽에 비해 현저히 낮은 주급 체계와 그로 인한 선수들의 불만, 전력 보강의 실패 등 오히려 보드진의 책임이 크다는 의미다.

조제 무리뉴 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이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귀에 손을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토리노=AP 연합뉴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현지에선 벌써 후임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과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매체들은 강력한 후보로 조제 무리뉴 감독을 거론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은 이미 무리뉴 감독과 사전협상을 진행 중이며 24시간 이내에 계약을 확정지을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라운드부터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팬들은 자연스럽게 팀의 에이스 손흥민과 무리뉴 감독의 궁합을 기대하고 있다. 누가 감독으로 부임하더라도 이번 시즌 15경기 8골4도움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는 손흥민을 중용하지 않을 리 없다. 하지만 평소 손흥민을 높이 평가했던 무리뉴 감독이라면 더 큰 중책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 축구를 추구하는 무리뉴 감독 아래서 손흥민은 과거 첼시 시절 아르옌 로벤, 에덴 아자르 같은 윙포워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토트넘이 맨시티를 꺾은 뒤 한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은 정말 위협적”이라며 “빠른 역습을 활용할 때 손흥민보다 나은 선수는 없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