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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회삿돈 500억 빼돌려 탕진한 광고사 직원…징역 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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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회삿돈 500억 빼돌려 탕진한 광고사 직원…징역 12년

입력
2019.11.20 16:15
수정
2019.11.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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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0년간 회삿돈 500억원을 빼돌려 유흥비로 쓴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모(51)씨에게 20일 징역 12년과 벌금 150억원을 선고했다.

임씨는 2000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20년 동안 2,022회에 걸쳐 법인 자금 502억7,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임씨는 1999년 자금 집행 과정에서 실수로 거래처에 약속한 액수보다 대금을 많이 지급하게 되자 허위 매입채무를 입력해 위기를 넘긴 뒤 차액을 채워 넣지 않았다. 적발되지 않고 넘어가자 임씨는 ‘이렇게 횡령해도 모르겠구나’란 생각에 범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임씨는 빼돌린 회삿돈을 대부분 유흥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감사 과정에서 뒤늦게 적발되자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홍콩으로 출국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도주에 실패한 임씨는 한 달 가량 은신하다 6월 부산에서 검거됐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이 길고 피해액이 크고 회사의 주가가 급락해 모회사와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들의 재산 손상으로 이어졌다”며 "단순 횡령으로 치부할 수 없다. 건전히 운영돼야 할 회사 시스템의 신뢰를 위협하는 범죄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 과정에서 임씨 측 변호인은 “피해 회사의 자금 집행 방식과 감사제도가 부실해 범행 발생과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양형에 있어 감경 요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측이 환수한 금액은 모두 더해도 전체 피해액의 1.7%가량인 8억여원에 불과하다”며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회복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 변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점, 범행 이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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