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욱 2차관 “증원 요구 근거, 재원 대책부터 내놔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한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마련된 ‘철도공사 노조파업 정부합동 비상수송 대책본부’에서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이 비상수송 상황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4,600여명의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수용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제시한 1,800명 충원안도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 마련된 철도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산정 근거나 재원 대책 없이 무작정 증원하면 국민 부담이 있다”며 “증원이 필요한 구체적인 내역, 산정 근거, 재원 대책이 함께 있어야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11월 현재 코레일 임직원 3만2,000여명 가운데 역무원, 시설 정비 등을 담당하는 직원 1만여명이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현행 근무는 3조 2교대 체제로 하고 있는데 야간근무가 이틀 연속 발생하는 등 피로도가 쌓이게 된다. 이에 따라 코레일 노사는 4조2교대로 근무형태를 바꾸는 것에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인력 충원 규모를 놓고 노사간 입장 차이가 크다. 노조는 4,600여명 충원을 주장하고 있고 코레일은 1,800여명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노조는 4,600명의 충원을 요구하고 사측에서는 1,865명을 요구했는데 우리는 사측 요구안에 대한 근거조차 없다”며 “이 방안이 국민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면 현재로서는 검토 자체를 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효율성을 높여서 감당 안 되는 부분과 여유 있는 부분을 조정할 수 있고 그 외의 부분은 수익을 더 내서 재원을 감당하겠다고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그런 걸 다 검토한 다음에 도저히 못 하니까 인력을 증원해달라고 하는 게 정상인데 그런 근거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정부도 안전에 관련된 부분 등 필요한 부분은 증원을 해왔고 실제로 2년간 증원한 게 3,000명”이라며 “꼭 필요하다고 인정이 되면 승인해줄 수 있는데 근거 없이 어떻게 승인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차관은 노조안은 물론이고 코레일 측 안도 방만경영에 해당한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3조2교대 근무자들의 주간 근무시간이 39.3시간인데 노조 요구를 바탕으로 단순계산하면 31시간 정도로 되고, 사측 요구를 수용한다고 해도 35시간 정도로 거의 전체 근로자의 최저 수준”이라며 “이렇게 갈 수 있으면 선진국 수준이고 좋기는 하겠지만 국민이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노사 합의 사항인 4조2교대 전환에 대해서도 “먼저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3명이 하던 일을 4명이 감당하게 되면 증원 없이 당장 개편이 가능하고, 유휴인력을 이용할 경우 증원 인력이 최소화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차관은 “코레일이 작년에 9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는데 (회사 안대로)1,800명만 충원해도 내년에 3,000억원 적자가 난다”며 “코레일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고 검토해야 하는데 (노조는)파업부터 한다”고 지적했다.

철도노조가 국토부의 대화 요구가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의 대화라는 것에는 국민 부담이 수반되는 것이기 때문에 요구가 있었다고 해서 물건 흥정하듯 규모를 정할 수 없다”며 “이제라도 합리적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왜 정부가 한 번도 얘기를 안 하느냐고 하지만 얘기할 근거가 없다”며 “코레일 사측이 이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우리는 국민 부담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