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는 1년 만에 감소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 자료=한국은행

‘나라 밖 비상금’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빌려주거나 투자한 돈이 외국인의 국내 투자ㆍ대출금에 비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자본 유출에 대응할 여력이 커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9월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 규모는 전분기 말보다 404억달러 늘어난 5,026억달러(588조2,900억원)로 집계됐다. 이 기간 대외금융자산(1조6,395억달러)이 해외 주식·채권 투자(+163억달러)를 중심으로 181억달러 증가한 데 비해, 대외금융부채(1조1,369억달러)는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증권투자(-201억달러)가 줄어들면서 223억달러 감소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직접투자, 증권투자, 대출, 무역신용 등의 형태로 보유한 자산(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이 같은 형태로 국내에 보유한 자산(대외금융부채)를 차감한 액수로, 외환보유액과 함께 한 나라의 대외건전성 수준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확고해진 데 힘입어 2014년 3분기(+163억달러) 처음 플러스로 전환한 이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외금융자산 중 만기ㆍ금리ㆍ상환액이 확정된 자산(대출금, 채권, 무역신용 등)만 추린 대외채권은 석 달 새 48억달러가 늘어 9월 말 기준 9,380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금융부채 가운데 같은 기준으로 산정되는 대외채무(외채)는 4,582억달러로 같은 기간 39억달러 줄었다.

만기별로 보면 최근 3개 분기 연속 증가했던 단기외채(만기 1년 이하)가 62억달러 줄고 장기외채가 24억달러 늘었다. 단기외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급속히 회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규모 축소는 대외건전성에 긍정적 요인이다. 이에 따라 전체 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29.2%)은 전분기 말보다 1.1%포인트 떨어져 30%선 아래로 되돌아왔고,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33.2%) 역시 같은 기간 1.6%포인트 내렸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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