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원 출신 김익중 전 교수 “일본 전역 오염… 일본 식품 전체 의심해야”
최근 일본산 분유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는 일본 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학 전문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 전역이 광범위하게 오염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유아가 먹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성인의 20배라고 경고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출신인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오염은 8년 전에 된 거고 (방사능이) 일본 전체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 보도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해는 진행 중인데, 일본 정부가 쉬쉬하면서 방사능 피해 보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슘 외에도 다양한 방사성 물질에 일본 전역이 오염됐을 것으로 김 전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원전 사고가 나면 한 200가지 방사능 물질이 나오는데 그 중 측정이 쉬운 세슘하고 요오드만 측정한다”며 “세슘만 있을 리 없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에서 직선 거리로 500㎞ 이상 떨어진 홋카이도산 분유에서 세슘이 검출된 것은 일본 전역이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방증이라는 게 김 전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증기를 통해 나온 방사능 물질이 구름을 타고 이동하다가 비가 오면 떨어진다”며 “일본산 식품 전체를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홋카이도산 분유의 경우 방사능 비에 오염된 땅의 풀을 먹은 소에서 나온 우유로 만들어 세슘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분유를 먹는 유아에게 방사능 물질은 더욱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김 전 교수는 “어릴수록 세포분열 속도가 빨라 방사능에 민감하다. 분유 먹는 아기들은 성인에 비해 20배 민감한 것으로 계산한다”며 “어린 아이들일수록 조심해야 된다”고 경고했다.
김 전 교수는 후쿠시마에 사람을 돌아가게 할 일이 아니라 땅을 국유화해 출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다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토지가 국유화된 상황이어서 따로 돈을 내지 않고 반경 30㎞를 그렇게 (출입금지) 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 일본 정부는 다 돈 주고 사야 되는데 그 돈이 없으니 힘든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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