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검찰이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48)의 성폭행 혐의 수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바 마리 페르손 스웨덴 검찰차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산지에게 제기된 (성폭행) 증거를 검토한 결과, 더 이상 예비조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여성의 주장이 믿을 만하다 해도 기소에 필요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수사 중지 이유를 설명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2010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국방부 기밀문서 및 국무부 외교전문 수십만건을 폭로한 뒤, 같은 해 8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두 여성을 성폭행ㆍ성추행하는 등 여러 건의 성범죄로 고소됐다. 어산지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스웨덴 사법당국이 체포장을 발부해 영국 런던에서 붙잡혔고, 곧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이후 2012년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사실상 망명 생활을 해왔다.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져 사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서면조사에만 응했다. 그러나 올해 4월 에콰도르 대사관 측이 어산지 보호조치를 철회하면서 영국 경찰에 체포됐고, 스웨덴 검찰도 수사를 재개했다.
어산지는 현재 보석 조건을 위반한 혐의로 영국 법원으로부터 50주의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이미 어산지를 방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기소한 미 행정부는 영국 당국에 그의 송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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