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된 첫 항공모함이 14일 9번째 시험 항해를 위해 다롄항을 떠나고 있다. 다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첫 국산 건조 항공모함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요충지인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홍콩ㆍ대만 문제와 더불어 미국과의 역내 갈등을 고조시키는 새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9일 항공모함 002가 중국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의 해군기지에서 곧 정식 취역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환구망(環球網)도 전날 “002함이 취역을 위해 모항인 싼야에 도착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항모가 싼야에 장기적으로 배치될 예정이며 대만에서도 멀지 않은 위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항모 901형 수송함 차간후가 남부 전구(戰區)에 배치된 것도 새 항모가 남부 지역에 머물 것이라는 신호라고 신문은 진단했다.

아직 정식 명칭이 부여되지 않은 002함은 2012년 실전 배치한 랴오닝(遼寧)함에 이은 중국의 두번째 항모이다. 우크라이나 항모 선체를 들여와 개조한 랴오닝함과 달리 최초로 순수 국산 기술을 적용해 건조했으며, 2017년 진수식을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주력 전투기인 ‘젠-15’를 최대 36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최신예 항모를 남중국해에 배치해 거점으로 삼으려는 중국의 시도는 주변국과 미국을 겨냥해 자국의 바다임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명명된 경계활동을 하고 있다.

002함은 앞서 17일 호위함 등 항모전단을 대동하고 대만해협을 처음으로 통과하기도 했다. 내년 1월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 등 강경 독립세력을 향한 무력시위 성격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항모 배치에 남중국해 주도권 확보와 대만 견제 등 다목적 포석이 깔린 셈이다. 물론 중국 당국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영문 홈페이지에 올린 대변인 성명에서 “항모 훈련은 일상적 배치이며 특정 목표나 다른 현안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 미국에 직접적인 비난 수위도 높이고 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웨이펑허(魏鳳和)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회동 직후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야기시키는 ‘힘자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에스퍼 장관이 “(중국이) 불법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자 맞받아친 것이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항해의 자유를 명분으로 툭하면 군함을 보내는 미국이야 말로 남중국해 긴장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마크 에스퍼(오른쪽)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방콕=AP 연합뉴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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