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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선원 끝내 숨져… 선체 내부 2차례 수색 성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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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선원 끝내 숨져… 선체 내부 2차례 수색 성과 없어

입력
2019.11.19 17:35
수정
2019.11.19 22:5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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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호 화재 1명 사망ㆍ11명 실종

한국인 선원 6명ㆍ베트남 국적 6명

충격ㆍ화재 취약한 선체 재질 사용

배 내부 형체 알아보기 힘들 정도

해경 함정 등 11대 투입 수색 나서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돼 구조ㆍ수색이 진행 중이다. 사진은 화재 발생 현장.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톤)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돼 구조ㆍ수색이 진행 중이다. 사진은 화재 발생 현장.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 발생한 통영선적 갈치잡이 어선 대성호 화재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실종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사고 발생 직후 24시간으로 보고 대대적인 구조ㆍ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 주변에서 발생한 연승어선 대성호(29톤ㆍ승선원 12명) 화재 사고로 경남 사천 출신 선원 김모(60)씨가 숨지고, 선장 정모(55)씨 등 1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승선원은 강모(52ㆍ경남 통영)씨 등 한국인 6명과 누엔 반 콩(32)씨 등 베트남 국적의 선원 6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분쯤 사고 발생 해상 주변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으로부터 대성호가 불에 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이 헬기와 경비함정을 급파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오전 8시15분쯤 어선 선체 상부가 불에 붙은 채로 떠있는 상태였다.

해경은 헬기에 탑승한 항공구조요원을 인근 어선으로 내려 보낸 후 사고 선박에 진입을 시도했지만, 화염으로 인해 승선하지 못했다. 이어 9시20분쯤 현장에 도착한 해경 함정이 화재 진압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사고 선박은 오전 9시40분쯤 선체가 두동강 난 후 전복됐고, 이날 오후 5시 현재 어선 선미(선박 뒤쪽 부분)만 바다 위에 떠있는 상태다. 선미(선박 앞쪽) 부분은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2년 4월 건조된 대성호 선체 재질은 저렴하지만 외부 충격과 화재에 취약한 섬유 강화플라스틱(FRR)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21분쯤 해경 헬기가 사고 선박 남쪽 7.4㎞ 해상에서 표류하던 숨진 김씨를 발견했고, 10시37분쯤 해경 단정이 김씨를 구조했다. 김씨는 발견 당시 의식과 맥박, 호흡이 없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헬기로 제주시내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해경은 얼굴과 상체에 화상 정도가 심해 신원 확인이 어려워 지문 감식을 통해 김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제주 차귀도 선박 화재 사고_송정근 기자
제주 차귀도 선박 화재 사고_송정근 기자

해경은 이날 오전 3시쯤 대성호와 함께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다른 어선과 교신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자동선박식별장치(AIS) 수신기에 사고 어선의 신호가 오전 4시15분까지 잡혔다가 사라진 것으로 보여 화재는 오전 4시를 전후해 발생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선박을 발견한 어선은 이날 오전 6시쯤 대성호와 교신을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고, 주변 해상을 살펴보다 대성호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고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은 실종 승선원 11명의 구조 ‘골든타임’을 해상구조지침에 따라 사고 발생 후 24시간으로 보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집중 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해상구조지침에는 수온이 20도 이상일 경우 24시간 내 생존률은 50%다. 해경은 사고해역의 수온이 19~20도임을 감안할 때 생존 가능한 골든타임은 20일 오전 4시를 전후한 시각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경은 또 이날 해경 소속 구조대원 3명이 수중에 가라앉은 대성호의 기관실과 선원 침실이 있는 선미 내부를 2차례 수색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구조대원들이 침실 내부까지 진입을 했지만, 화재로 내부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고 해경은 전했다.

이날 수색작업에는 해경 함정 8척, 해군 2척, 관공선 6척, 민간어선 3척과 헬기(해경 5대, 해군 2대, 산림청 1대, 공군 3대) 11대가 투입됐으나 사고 해역 주변에 파도가 2~3m로 높게 일고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수색ㆍ구조작업을 완료한 후 사고 선박을 인양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해경은 사고 선박 선미가 침몰되지 않도록 고정장치를 설치한 상태다.

사고 선박은 지난 8일 오전 10시38분쯤 경남 통영항에서 출항했으며, 당초 지난 18일 오후 8시35분쯤 통영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이날 오후 숨진 선원 김씨의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제주에 도착했다. 이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제주해양경찰서에 마련된 가족대기실을 방문했고, 해경 관계자로부터 구조ㆍ수색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해경은 “승선원 가족들에게는 사고 이후 선주를 통해 사고 사실을 알렸고, 베트남 국적 선원과 관련해 베트남 대사관을 통해 연락을 취했다”며 “국가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의 소중한 생명을 구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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