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서 노골적 비난 릴레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당의 전면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요구하는 쇄신 속도를 황교안 대표가 따라가지 못하고, 보수 진영의 중량급 인사들이 몸을 사리면서 한국당은 그야말로 ‘수렁’에 빠지는 분위기다.

당 안팎 인사들은 황 대표 체제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9일 페이스북 글에서 “한 전도양양한 젊은 정치인의 자기희생 결단으로 기회가 왔다”며 “(그러나 한국당은) 이 좋은 소재를 발화점으로 만들지 못하는 화석화된 정당”이라고 꼬집었다. 오 전 시장은 한국당을 “무에서 유를 창조해도 부족할 판에 유에서 무를 만드는 정당” “밥상을 차려줘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우왕좌왕하는 정당” 등에 빗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기희생과 솔선수범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당 리더십의 정치적 상상력”이라고도 했다.

올해 2월 당 대표 경선에서 황 대표에 밀린 오 전 시장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오 전 시장이 지도부를 공개 저격한 것에 대해 ‘위기감에 짓눌린 수도권 인사들을 대표해 총대를 멘 것’이란 분석과 ‘오 전 시장 본인은 내려놓는 게 무엇이냐’는 쓴 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본보 통화에서 “당이 위기에 빠진 국면에서 지도자가 결단할 일은 자기 희생을 먼저 보이는 것”이라며 황 대표를 겨냥했다. 김 위원장은 “조국 이슈 이후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을 정면으로 밀고 나갔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당내에서 ‘너 나가라, 네가 나가라’라는 분란만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고향 대구가 아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분출하는 요구에 즉답하는 대신 신중을 기하는 태도를 취했다. 황 대표는 김세연 의원의 당 해체 요구에 대해 18일 “총선에서 우리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며 총선 이후로 ‘결단’을 미룬 상태다.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고,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검찰개혁 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당을 흔들어선 안 된다는 것이 황 대표의 논리다. 그러나 쇄신파인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황 대표가 직접 응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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