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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홍콩 시위’ 갈등 격화… 레논 벽 훼손에 경찰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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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홍콩 시위’ 갈등 격화… 레논 벽 훼손에 경찰 고소

입력
2019.11.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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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물 훼손 시도, 더는 없어야 할 폭력”

서울대에 마련된 레논 벽이 18일 훼손됐다. 레논 벽을 설치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은 훼손한 사람을 20일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학생모임 제공
서울대에 마련된 레논 벽이 18일 훼손됐다. 레논 벽을 설치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은 훼손한 사람을 20일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학생모임 제공

대학가에서 홍콩 시위 지지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전남대, 한양대, 연세대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시위 지지 게시물을 붙이는 레논 벽(Lennon Wall)이 훼손되자 학생들은 훼손한 사람을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학생 단체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8일 오전 홍콩과의 연대를 위한 레논 벽이 훼손된 것을 발견했다”며 “레논 벽에 붙여뒀던 두꺼운 종이재질의 손 피켓이 찢어지고, 포스트잇까지 구겨졌다 펴져 누군가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글을 올렸다.

학생모임은 “배움의 공간에서 이를 훼손하는 것은 다른 의견을 힘으로 짓누르려는 행위이자,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레논 벽은 수많은 시민이 모아주신 후원금과 서울대 학생의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데다, 모임 구성을 향한 폭력과 위협, 허위 신고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고민 끝에 결국 형사고소라는 강경한 대책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홍보물 훼손 시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더 이상의 불필요한 마찰을 막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하고자 한다”며 “고소장 접수를 통해 홍보물 훼손을 시도하는 모든 분이 (훼손은) 재물손괴죄라는 중죄에 해당한다는 점과 더는 없어야 할 잘못된 폭력임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20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학생모임은 고소가 홍콩 시위 지지에 반대 의견을 가진 학생들과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저희는 국가 폭력과 인권 침해에 맞서고, 투쟁하는 시민의 편에 서기 위해 모였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이 같은 훼손 시도가 한국 대학가에서 혐중 정서로 이어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인 유학생들 또한 타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 명의 개인임을 잘 알고 있기에 대자보 훼손의 범인이 혹여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진다면 반성문 작성을 조건으로 즉각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덧붙였다.

레논 벽은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 시절 반정부시위대가 저항의 의미로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의 노래 가사를 프라하의 한 벽에 적어 놓은 데서 유래했다. 대학가에서 레논 벽과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 등이 훼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학생모임이 6일 서울대를 시작으로 여러 대학에 레논 벽을 설치한 이후 곳곳에서 훼손 사례가 나왔다.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두고 찬성하는 학생들과 이를 반대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대치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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