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V리그에서 ‘풀 세트’ 접전이 잦아지면서 선수들이 코트에서 뛴 경기 시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18일 현재 남자부는 올 시즌 총 126경기 중 33경기(26.2%)를, 여자부는 90경기 가운데 22경기(24.4%)를 소화했다. 이 가운데 5세트까지 치른 경기는 남자부 12차례, 여자부는 7차례나 나왔다. 3경기 가운데 1경기는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는 얘기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남자부는 48차례, 여자부는 29차례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의 경우 남자부 풀세트는 시즌 당 29~39경기, 여자부는 20~28경기 수준이었다.
반면, 3-0 셧아웃으로 끝난 ‘싱거운 경기’는 크게 줄었다. 남ㆍ여 각 7경기씩 나왔는데, 남녀 모두 예년의 절반 수준이다. 예년의 경우 남자는 40~55경기나 나왔고, 여자도 39~44경기가 나왔다.

당연히 각 팀당 소화한 세트 수는 많이 늘었다. 올 시즌 남자부는 33경기에서 133세트(경기당 4.03)를, 여자부는 44경기에서 88세트(경기당 4.0)를 소화했다. 이런 추세면, 남자는 예년보다 무려 30~50세트를, 여자는 10~15세트가량을 더 코트에서 뛰어야 한다.
이처럼 ‘5세트 경기’가 자주 나오는 것은 올 시즌 각 팀의 전력이 상당 부분 평준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자부 최하위 KB손해보험은 1승 8패에 머물러있지만 9경기 가운데 풀세트 경기를 6번이나 치르면서 승점 7을 챙겼다. 풀세트 경기를 뛸 경우엔 지더라도 승점 1을 부여 받는다. KB손해보험은 남자부 최초로 ‘5경기 연속 풀세트’라는 진기록도 만들었다. 최하위지만 무기력하게 진 셧아웃은 한 경기도 없어 향후 반등 가능성은 여전하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도 각각 4번씩 풀세트를 치렀다. 여자부도 KGC인삼공사가 4번, 흥국생명이 3번의 격전을 치렀다.

풀세트 접전이 늘면서 팬들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1라운드 평균 시청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0.77%에서 올해 0.85%로 증가했다. 현장 관중 역시 7만9,828명에서 8만1,67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팀 사령탑은 선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지난 10일과 13일 두 경기 연속 풀세트를 치른 삼성화재는 17일 경기에서 팀의 베테랑 에이스 박철우를 선발 투입하지 않고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썼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도 “김학민 등 베테랑 선수의 출전 시간과 훈련량 등을 조절 중”이라고 했다. 또 세트 수가 많아지면 부상 가능성도 커진다. 백업 선수들이 주전의 체력 부담을 덜어줘야 하므로 두터운 팀 선수층이 어느 시즌보다 중요해 지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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