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파울루 벤투(50) 감독 체제 출범 후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난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독일전(2-0 승)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과 맞붙어볼 기회가 없었던 대표팀이 벤투 감독 체제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해 볼 좋은 기회다.
벤투호는 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다. 다음달 12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은 FIFA A매치 주간에 속하지 않아 유럽파 차출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벤투호가 최상의 전력으로 치르는 마지막 일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벤투호는 그간 여러 중ㆍ남미 국가와 주로 안방에서 평가전을 치르거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2022 카타르월드컵 지역예선을 통해 아시아 국가와 실전을 치렀지만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가진 팀을 해외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만난 팀들 가운데 우루과이(5위), 콜롬비아(10위)와 평가전에서 모두 2-1 승리를 거둔 적은 있지만, 안방 승부인 데다 상대가 최상의 전력을 꾸리진 않았다.
최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된 북한, 레바논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숱한 과제를 남긴 벤투호에게 브라질전은 장단점을 뚜렷하게 가늠해 볼 흔치 않은 기회다. 네이마르(27ㆍ파리 생제르맹)가 부상으로 빠졌다지만 호베르투 피르미누(28ㆍ리버풀), 가브리엘 제주스(22ㆍ맨체스터 시티), 필리페 쿠티뉴(27ㆍ바이에른 뮌헨), 카세미루(27ㆍ레알 마드리드), 티아구 실바(35ㆍ파리 생제르맹)가 다 모였다.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 대표선수들의 몸값 총액은 무려 8억8,400만 유로(1조1,400억원)로, 이는 벤투호 선수들의 총 몸값 1억3,500만 유로(약 1,700억원)의 약 7배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브라질도 한국을 편한 상대로만 볼 수 없는 입장이다. 지난 여름 자국에서 열린 2019 남미축구선수권(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은 9월 6일 콜롬비아전(2-2 무)을 시작으로 페루(0-1 패), 세네갈(1-1 무), 나이지리아(1-1 무)와의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고, 지난 16일 라이벌 아르헨티나전에서도 0-1로 졌다.
브라질로서도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라 최근 두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기며 자존심을 구긴 벤투호와 최상의 전력으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브라질과 국내에서만 5차례 맞붙어 1승4패를 기록한 한국대표팀은 첫 원정 승리를 위해 11대 11로 나뉘어 연습경기를 벌이는 등 실전처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드필더 권창훈(25ㆍ프라이부르크)은 “브라질의 약한 점을 파고들면 충분히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선수가 불안한 마음보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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