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인 긴급 체포해 구속영장 신청
3살 딸을 때리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미혼모의 또래 지인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7일부터 19일간 두 사람에게 폭행을 당하다 숨진 여아의 갈비뼈는 부러져 있었고 온몸에선 멍 자국이 발견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미혼모 A(23)씨의 지인 B(2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B씨는 A씨와 함께 지난 14일 오후 경기 김포시 한 빌라에서 옷걸이용 행거봉 등으로 A씨의 딸 C(3)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또 A씨와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C양이 밥을 먹지 않거나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는 등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리고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지난 14일 오후 10시 59분쯤 A씨 부탁을 받고 119에 C양이 숨진 사실을 처음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이후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고 지난 16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9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달 25일부터 인천 미추홀구 원룸 자택을 떠나 B씨의 김포시 빌라에서 B씨, D(32)씨 등 남성 2명과 함께 동거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딸이 숨지자 택시를 이용해 시신을 자택으로 옮겼다. 그는 B씨 등과 함께 C양이 목욕탕에서 씻다가 넘어져 숨졌다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
A씨는 김포시 빌라에서 동거를 하기 전에도 C양을 24시간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맡기고 주말에만 집으로 데려오는 식으로 사실상 방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C양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사인은 미상이며 갈비뼈 골절과 전신에 멍 자국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거남 등의 범행 가담이나 방조 여부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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