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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를 계승하겠습니다” 치치파스가 ‘빅3’에 내민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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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를 계승하겠습니다” 치치파스가 ‘빅3’에 내민 도전장

입력
2019.11.18 13:57
수정
2019.11.18 18: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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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스 치치파스가 18일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니토 ATP 파이널 단식 결승전에서 도미니크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볼키즈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가 18일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니토 ATP 파이널 단식 결승전에서 도미니크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볼키즈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남자프로테니스(ATP)의 본격적인 왕위 계승이 시작됐다. 그리스의 신예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ㆍ6위)가 ‘왕중왕전’ 니토 ATP 파이널을 제패했다. 20대 초반 선수들의 약진과 맞물려 ‘빅3’가 예전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테니스의 세대교체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치치파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니토 ATP 파이널 단식 결승전에서 도미니크 팀(26ㆍ오스트리아ㆍ5위)을 2시간 35분의 혈투 끝에 2-1(6-7<6-8> 6-2 7-6<7-4>)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ATP 파이널 첫 출전 만에 우승까지 거머쥔 치치파스는 그리스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ATP 파이널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도 함께 안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치치파스의 나이다. 치치파스는 21세3개월의 나이로 정상에 올라 역대 5번째 최연소 ATP 파이널 우승자가 됐다. 2001년 레이튼 휴잇(당시 20세) 이후 18년 만의 최연소 우승자다. ‘넥젠’을 위시한 20대 초반 선수들의 약진이 올 한 해를 덮친 가운데, 치치파스가 이번 우승으로 가장 앞서 나간 셈이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가 17일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니토 ATP 파이널 단식 4강전에서 승리한 뒤 패배한 로저 페더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가 17일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니토 ATP 파이널 단식 4강전에서 승리한 뒤 패배한 로저 페더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치치파스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넥젠 파이널 우승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유망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그의 질주가 시작됐다. 1월 호주오픈 4강에 오르며 전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고, 마르세유 오픈과 에스토릴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마스터스에서도 준우승 1회, 4강 진출 2회 등 좋은 성과를 올렸다.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치치파스만이 아니다. 다닐 메드베데프(23ㆍ러시아ㆍ4위)와 마테오 베레티니(23ㆍ이탈리아ㆍ8위)는 커리어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알렉산더 즈베레프(22ㆍ독일ㆍ7위)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가능성을 봤다. 골짜기 세대지만 아직 20대 중반의 팀도 꾸준한 상승세다.

젊은 선수들의 부상은 자연스레 10년 넘게 테니스계에 군림한 ‘빅3’ 로저 페더러(38ㆍ스위스ㆍ3위), 라파엘 나달(33ㆍ스페인ㆍ1위), 노박 조코비치(32ㆍ세르비아ㆍ2위)의 후퇴를 의미한다. 실제로 세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모두 죽을 쒔다. 2명은 조별리그 탈락, 한 명은 4강에 그쳤다. 더 이상 어린 선수들과의 승부에서 100%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내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이 세대교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페더러도 16일 ATP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연말 세계 1위는 '빅3' 차지였지만 우리는 점점 나이가 들고, 어린 선수들은 치고 올라온다”며 "2020년에 차세대 선수들로부터 가장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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