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시리즈 준우승을 넘어 한 발 더 나아가겠다”
손혁(46) 키움 히어로즈 신임 감독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이임식 및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감독은 지난 4일 키움 구단과 계약 기간 2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손 감독은 취임사에서 “2년간 상대 팀(SK 투수코치)으로서 지켜본 키움 타선은 가장 껄끄러운 구단이었다”면서 “또 마운드의 경우 선발은 지금도 충분히 강하고 불펜 역시 젊고 좋은 자원들이 많다. 이를 잘 조합해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정석 전임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손 감독은 “키움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올해는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멋진 결과를 만들었다”면서 “이는 장 전임 감독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키움은 이번 손 감독 선임을 놓고 잡음이 적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장 감독의 유임이 유력해 보였지만, 이것이 뒤집힌 것이다. 구단 사장 교체가 감독 선임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면서 팬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손 감독은 이에 대해 “장 전 감독께 따로 연락했고, 취임 축하 인사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 코치 시절 사령탑이었던 트레이 힐만(56) 감독을 언급했다. 손 감독은 “힐만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최대한 빨리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면서 “구단 일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다. 이 부분까지 고민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젊은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내년 시즌 투타에서 기대되는 미래 자원으로는 이승호(20)와 김웅빈(23)을 꼽았다. 손 감독은 “이승호가 프리미어12에서의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그것 역시 좋게 봤다”면서 “젊은 나이에도 도망가지 않고 투구하는 모습이 긍정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김웅빈에 대해서도 “포스트시즌 등 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현 코치진에 대해서도 굳은 믿음을 보였다. 손 감독은 “홍원기 수석코치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라며 “김지수 수비코치는 기량뿐만 아니라 선수들과의 유대 관계도 돈독하다. 언젠가는 함께 코치진을 꾸리고 싶었다”라고 했다.
키움의 ‘데이터 야구’에 대해서도 소감을 말했다. 손 감독은 “키움은 ‘데이터 야구’를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발 빠르고 폭넓게 적용했다”면서 “감독으로서 구성원 각자가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소통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손 감독은 1996년 LG트윈스에 입단한 투수 출신이다. 2004년 시즌 종료 뒤 은퇴할 때까지 107경기에 등판해 36승 31패 평균자책점 4.07을 올렸다. 선수보다 지도자로 더 명성을 쌓았다. 은퇴 후 미국 교육을 거친 뒤 2009년 한화 투수 인스트럭터로 지도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야구 해설위원(2012~14, 2017)과 히어로즈 투수코치(2015~16), SK 투수코치(2018~19)를 거쳤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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