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가 투자이행보증금을 내지 않아 무산위기에 놓였던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이 충남도의 투자보증금 납부기한 연장으로 계속 추진된다.
충남도가 KPIH안면도의 투자이행보증금 납기 재연장을 수용해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충남도는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 사업자인 KPIH안면도의 1차 투자이행보증금 100억원에 대한 납기 재연장 요청을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KPIH안면도는 지난달 11일 도와 본 계약 체결 시 11월 11일까지 1차 100억원을, 1년 이내 100억원의 투자이행보증금 추가 납부를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8일 회사자금 사정을 이유로 당초 약속일인 11일까지 30억원을 납부하고 오는 21일까지 70억원을 납부하겠다며 도에 첫 납부 연기를 신청했다.
도는 KPIH안면도의 사업 추진 의지가 높다고 보고 이를 수용했지만 KPIH안면도는 또 다시 납부 기일을 넘겼다. 이에 따라 도는 투자이행보증금 미납이 계약 해지 및 공모 신청 보증금(5억원) 귀속요건에 해당된다고 판단, 후속 조치에 나섰다.
도의 후속조치 움직임에 KPIH안면도는 지난 15일 재차 오는 21일 10억원을 납부하고 내년 1월 18일까지 90억원을 납부하겠다며 이때까지 납기연장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도는 KPIH안면도가 ‘사업 포기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안면도 관광지 3지구 개발사업과 연계된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사업이 최근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계약을 체결해 투자이행보증금 납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 이를 수용했다.
충남도가 두 차례나 납부 기일을 넘긴 KPIH안면도의 제안을 수용한 배경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안면도 관광지개발 사업이 또 다시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도 내부에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무산되면 숙원사업을 아예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후순위 입찰 경쟁자가 없는 점도 KPIH안면도에 기회를 다시 주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30년만에 본 계약을 체결한 안면도 사업이 무산되면 처음부터 다시 공모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KPIH안면도의 가장 큰 문제였던 대전 사업 PF가 잘 해결됐고, 여러 업체가 경합하는 게 아니어서 급하게 계약을 해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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