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이어진 폭우로 53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이탈리아의 수상 도시 베네치아에서 또다시 조수 수위가 상승하면서 도시 일부가 침수됐다. 베네치아 시내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것은 지난 12일 이래 벌써 세 번째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베네치아 주변 조수 수위는 최고 150㎝에 달했다. 이는 시내 50~60%가 침수되는 수위로, 당국은 관광명소인 산마르코 광장을 폐쇄하고 주민과 관광객의 진입을 통제했다. 로이터 통신은 “1972년 베네치아에서 조수 수위 측정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한 주”라고 평가했다.
베네치아는 앞서 12일과 15일에도 열풍과 호우 등 기상악화로 조수 수위가 치솟으면서 도시의 70~80% 이상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이로 인해 베네치아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의 대리석과 모자이크 등이 훼손되는 등 막대한 손실을 봤고,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피해 규모가 10억유로(약 1조2,8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베네치아 외에 이탈리아의 또 다른 유명 관광지인 토스카나주의 피렌체와 피사 등에도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최근 폭우로 이날 아르노강 수위는 3.5m에 육박, 피렌체 명소인 베키오 다리의 교각 상단까지 강물이 차오른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엔리코 로시 토스카나주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아르노강 범람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이를 막기 위한 제방 강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알렸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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