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지켜본 여행작가 전명윤,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장
“홍콩 정부 통제력 중국군에 넘기지 않으려 무리해 진압 중”
18일 오전 5시 30분쯤(이하 현지시간) 홍콩 경찰이 홍콩 시위 최후의 보루인 홍콩이공대에 진입했다. 시위대 수백명이 화염병 등으로 저항하고 있어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 상황인 가운데 시위가 좀더 길어지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진압 상황을 현장에서 지켜봤다는 여행작가 전명윤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16일 인민해방군 60여명이 거리에 나타난 것을 두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민해방군) 진압부대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씨는 “1940년대 말 중국이 상하이를 점령했을 때도 인민해방군이 길에서 3일간 노숙을 하면서 ‘인민해방군은 인민의 삶을 피곤하게 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선무작업을 했다”며 “자원봉사라고 주장하면서 인민해방군이 청소를 하고 있는데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투입을 앞둔 군이 자신들에 대한 이미지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홍콩 정치권과 시민들은 홍콩 정부의 요청도 없이 인민해방군이 활동하는 것이 홍콩관계법 위반으로 보고 있어 당장 군 투입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씨는 예상했다. 그는 “홍콩 정부도 인민해방군이 개입을 하면 자신들이 홍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빼앗기기 때문에 지금 진압을 무리해서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전씨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30분쯤 특수임무대를 투입, 이공대 정문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100여명이 체포됐다. 이 중 40% 가량은 이공대 학생들이 아닌 1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시위대 수백명은 이공대 내 건물 여러 동을 점거하고 경찰에 저항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화염병에 부탄가스를 랩으로 묶어 진압 경찰에 던졌다. 전씨는 “특수하게 제작된 화염병들이 학내에 많이 있어서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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