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과거 방사성물질 이동과 관련됐던 특수 궤도 차량 4대의 이동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차량의 이동 목적은 분명하지 않지만 영변 핵시설이 활동 상태에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18일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 패럴렐(Beyond Parallelㆍ분단을 넘어서)’에 따르면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 곳에 올린 ‘영변 업데이트: 방사성 물질의 11월 이동?’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나타난 위성사진은 지난 1일과 9일 촬영된 것이다. 여기 나온 궤도차량들의 마지막 움직임이 관찰된 건 지난 4월이었다.
지난 1일자 위성사진에서 통 4개를 실은 10m짜리 궤도차량은 방사화학 실험실 서쪽에, 나머지 3대는 우라늄농축공장 남쪽에 있었다. 하지만 9일 사진을 보면 4대가 모두 영변 핵시설 단지 인근 철도차량 기지인 풍강리 조차장으로 옮겨져 있다. 연구자들은 이 궤도차량들의 이동이 방사화학 실험실의 재처리 캠페인과 연관돼 있다는 몇 가지 예비 분석이 있지만, 모든 경우와 현재 상황을 따졌을 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정확히 어떤 유형의 방사성 물질이 이런 특수 궤도차량으로 운반되고 있는지 불분명하지만, 차량들의 비교적 작은 크기와 실려있는 통은 적은 양의 액체ㆍ고체 방사성 폐기물이나 오염된 장비 또는 핵분열성 물질을 영변 외부 시설로 이동시켰다는 걸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이 궤도차량들이 영변 밖에 있던 물질을 영변 핵시설 안으로 실어 날랐을 가능성은 낮다고 연구자들은 해석했다.
연구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 차례 만난 가운데 북미 양측이 외교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북측이 영변 핵시설이 여전히 활발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궤도차량 이동의 배경에 북한의 치밀한 정치공작이 있는지, 실제로 방사성 물질 운반이 이뤄졌는지, 아니면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