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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ㆍ김세연 불출마 ‘여야 인적쇄신’ 불 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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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ㆍ김세연 불출마 ‘여야 인적쇄신’ 불 댕겼다

입력
2019.11.17 17:25
수정
2019.11.17 21: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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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2명 전격 ‘자발적 불출마’에 총선 앞 기득권 용퇴 압박 세져

任 “민간 통일운동” 정계은퇴 시사, 金 “모두 물러나야” 한국당 해체 촉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각각 불출마를 선언해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임 전 실장이 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역임 당시 경기 고양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회담 일정을 발표하는 모습, 김 의원이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각각 불출마를 선언해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임 전 실장이 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역임 당시 경기 고양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회담 일정을 발표하는 모습, 김 의원이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임종석·김세연 충격’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여야의 중진급 인사로 진영 내 상징성이 큰 두 사람이 17일 각각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고 나서면서다. 공교롭게 같은 날 이뤄진 뜻밖의 선포가 여야를 망라한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에 전·현직 의원들은 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청와대 출신’ 도전자와 ‘86그룹’ 현직 의원들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지도부를 포함한 전체 의원이 거취 선택의 압박을 받게 됐다. ‘기득권 용퇴론’의 흐름이 거세질 경우 정치권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간 여권에서 임 전 실장의 총선 출마는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졌으며, 구체적으로 종로를 지역구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보낸) 20년의 세월이 환희와 좌절, 그리고 도전으로 버무려진 시간이었다”며 “그 중 대선 캠페인부터 비서실장까지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한 2년 남짓한 시간이 제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잡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 번영,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했다. 입각 가능성에도 선을 긋고, 향후 활동 범위를 민간으로 한정한 것이다.

앞서 부산 금정구를 지역구로 둔 3선 중진 김세연 한국당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모레 지천명(50세)이 되는 시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니 정치에서는 그칠 때가 됐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특히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창조를 위해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며 당의 해체와 현역 전원 용퇴까지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라며 “대의를 위해 우리 모두 물러날 때다. 황교안 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같이 물러나야만 한다”고 요구사항을 분명히 했다. 선언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국당 구성원이 해야 할 일은 이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확신해 말씀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두 선언은 여야 각 진영에서 공히 ‘뜻밖의 초강수’로 해석됐다. 두 사람 모두 용퇴나 쇄신의 직접 대상으로 압박 받던 상황이 아닌 탓이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첫 비서실장이라는 강점이 분명하고 강세 지역구를 보유한 현역 의원은 아니라는 점에서, 김 의원은 3선의 중진이지만 72년생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의 개혁적 이미지에,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의 현직 원장이라는 점에서다. 차기 내지 차차기 대선 주자로 성장 가능성이 높았던 이들의 ‘자발적 내려 놓기’는 여타 현역들에게 ‘정치 발전을 위한 중대 선택’을 요구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양당 지도부의 공식 반응은 일단 담담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임 실장의 불출마에 대한 질문에 “(미리) 전혀 알지 못했다”며 “우리가 새로운 정치를 디자인할 수 있는 지혜를 모을 방법, 방향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김 의원의 불출마에 대한 질문에 “우리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당 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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