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美 향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쓴 소리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을 연장해야 한다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발언과 관련 “강아지 풀 뜯어먹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 안보를 위해 지소미아 협정을 체결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언제 중국을 견제하는 협정으로 둔갑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정말 중국 견제가 목적이었다면 확실히 폐기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만료는 오직 중국과 북한에만 이득이 될 뿐”이라고 발언하며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한 데 대한 작심 비판이다.
김 의원은 지소미아 협정이 중국 견제용이라는 취지의 미국 측 논리에 대해 “(협정 체결) 당시 정부가 중국 견제용이라고 한 적도 없고, 우리가 그런 협정에 동의한 적은 더더욱 없다”면서 “과연 미국이 지소미아를 토대로 장차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군사체제를 구상하는지 몰라도 정작 중국은 군사적 대국으로 굴기(屈起)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곧 미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고 먼저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걸려든 것”이라며 “그런 이유라면 우리 안보에 역행하기 때문에 (지소미아를) 완전히, 영구적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기존 패권국가와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 강대국이 결국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말한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최근 중국에 머물며 겪은 관련 일화를 전했다. 그는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나온) 같은 시간에 저는 북경에 체류하며 중국 외교부와 연구소를 방문하여 여러 전문가들을 만났다”면서 “이들 중에서 지소미아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었고,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대해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냐’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중국의 관심은 아직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에 국한돼 있다”면서 “사드가 중국을 견제하지 않는 투명성을 견지하고,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에서 사드를 철수시키겠다면 한중 관계는 사드 이전으로 복원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지소미아 폐기 입장을 견지한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 “(문 대통령은)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강아지 풀 뜯어먹는 소리’에 흔들리지 않았다”면서 “중국을 견제하려거든 미국 혼자 하든지, 아니면 말 잘 듣는 일본과 하라고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미 양국사이에 벌어진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갈등이 한미동맹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공연한 기우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문제로 철수할 미군이라면 진즉 철수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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