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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北, 더는 몽니 부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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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北, 더는 몽니 부리지 말라

입력
2019.11.18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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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이달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을 발표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이달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을 발표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한미 국방장관이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만나 이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했다. 한미는 북미 회담 등을 감안, 2015년부터 매년 수백 대의 항공기가 참가해 실시해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지난해 유예했고, 올해는 규모를 축소해 실시할 계획이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번 결정을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에 대해 상응하는 태도와 함께 “조건이나 주저함 없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는 지난달 초 노딜로 끝난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7개월의 공백 끝에 이뤄져 기대를 모았던 스톡홀름 회담은 북핵 폐기 등 포괄적 합의를 원하는 미국과 단계적ㆍ동시적 이행을 바라며 ‘새 계산법‘을 요구하는 북한이 이해의 접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이후 북한은 협상 시한이 연내라고 압박해오다 최근 미국의 12월 협상 제의를 공개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에 호응해 한미 연합훈련 연기 결정까지 나왔으니 북미 추가 실무회담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설사 회담이 재개돼도 협상이 진전을 이룰지는 미지수다. 북미 간 인식 차이가 여전하기때문이다. 북한 요구대로 핵시험장 폐쇄 등 선제적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행동이 나올지, 추가 핵시설 폐기와 맞바꿀 대북 제재 해제와 체제 안전 보장은 어느 선에서 가능할지, 북한이 핵폐기 로드맵에 동의할 수 있을지 등 북미 간 이해가 엇갈리는 대목은 한둘이 아니다.

다만 북한이 거듭 연내 협상을 강조하는 것이나 미국이 북한을 다시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연합훈련 연기까지 결정한 것은 북미 모두 협상 타결을 간절히 바란다는 점을 방증한다. 쉽지 않겠지만 다시 마련된 기회를 살려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지펴야 한다. 북한이 대화 가능한 선을 정해 두고 밀어붙이기 식으로만 나오거나, 미국이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이나 제재 해제 요구에 지나치게 고개를 가로저어서는 접점 찾기가 어렵다. 북미는 하노이ᆞ스톡홀름 노딜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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