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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ADD폭발사고 수사 장기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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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ADD폭발사고 수사 장기화하나

입력
2019.11.1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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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젤 추진제 실험 도중 폭발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난 국방과학연구소(ADD) 정문.
[저작권 한국일보]젤 추진제 실험 도중 폭발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난 국방과학연구소(ADD) 정문.

지난 13일 7명의 사상자를 낸 국방과학연구소(ADD) 젤 추진제 연료 실험실 폭발사고 수사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젤 추진제 폭발사고는 전례가 없는 데다 세계적으로도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인 나라가 극소수에 불과해 폭발사고 원인 규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ADD와 경찰 등에 따르면 실험도중 폭발한 젤 추진제는 물체를 앞으로 이동하거나 날아가게 하는 젤 타입의 연료다.

ADD는 사실상 국내 젤 타입 추진제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 타입 연료는 액체 연료로는 얻을 수 없는 고밀도ㆍ고발열량을 지닌 데다 액체연료나 산화제보다 보관도 용이하다. 또 연소 중 추진력 제어가 어려운 고체 연료보다 장점이 많아 ADD는 젤 타입 연료 연구에 공을 들여왔다.

ADD는 그러면서 최근 몇 년 간 젤 타입 연료와 관련해 다수의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추진기관 개발 기술을 공유하는 한국추진공학회 학술대회 논문집에 실린 젤 추진제 실험은 ADD가 시행한 게 가장 많다.

ADD는 이 과정에서 젤 추진제 점화, 연소 등 복잡하고 어려운 조건이 필요한 실험도 성공했다는 논문을 내놓기도 했다. 기존 액체 연료와는 특성이 다른 젤 추진제에 적합한 점화조건을 찾아내고, 연소 과정도 어느 정도 파악하는 등 괄목할 만한 기술을 갖췄다는 의미다.

ADD는 이번 폭발사고 당시 실험에 사용한 니트로메탄(나이트로메테인)을 연료로 한 젤 추진제 연소 시연기 점화장치도 설계해 학계에 내놓았다.

이런 성과들은 이번 사고 때 현장에 있던 연구원들이 참여해 이룬 성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선 미국과 영국 등이 ADD처럼 젤 타입 연료를 사용한 추진기관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유사한 젤 타입 추진제 폭발사고 사례를 찾기 어려운 데다 젤 타입 추진제 관련 연구를 하는 나라가 한정적이다 보니 폭발 사고 경위 규명이 단기간에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미국이나 독일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사실상 ADD에 의존해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ADD조차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났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기술적 측면에서 사고 경위를 밝혀내는데 한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연구 총괄 책임자인 임성택 ADD 제4기술연구본부장은 지난 13일 사고 직후 연구소에서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민감한 폭약을 다뤘다면 모르겠지만, (오늘 한 것은 폭발) 가능성이 적은 실험이다.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과 관련 서류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고, 연구원 등 연구소 관계자 조사도 진행할 것”이라며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기한을 특정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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