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이 조명됐다.
17일 오전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 코너 ‘언빌리버블 스토리’에서는 에피소드 ‘여자, 감독을 꿈꾸다’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1950년대 여성 감독을 꿈꾸던 박남옥 사연을 전했다. 그는 여성 배우 김신재 열혈 팬으로 김신재의 모든 기사를 스크랩하고, 매일 팬레터를 보낼 만큼 그를 좋아했다.
이후 박남옥은 김신재를 직접 보기 위해 영화 판에 뛰어들기로 했고 스크립터로 일하게 됐다. 이후 그는 더 나아가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키우기로 했지만 부모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현실의 벽에 무너졌다. 결국 박남옥은 결혼 해 아이를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게 됐다.
하지만 영화감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박남옥은 1953년 언니에게 제작비를 빌려 평소 가까웠던 배우와 스태프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설득해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박남옥은 심지어 아이를 업은 채 촬영하는 것은 물론, 20명 가까운 배우와 스태프들의 식사를 직접 챙기기며 우여곡절 끝에 1955년 꿈에 그리던 영화가 개봉됐다.
그가 만든 영화 ‘미망인’은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주인공이 젊은 청년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으로 당시로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여자 감독이 아니면 만들기 힘든 섬세한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흥행 실패로 3일 만에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그 후 또다시 두 번째 작품을 만들진 못했지만 영화의 끊을 놓지는 못 했고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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