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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만 만나던 유저들을 실제로 보는 경험… 지스타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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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만 만나던 유저들을 실제로 보는 경험… 지스타는 ‘감동’”

입력
2019.11.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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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선우 버드레터 대표 인터뷰 

양선우 버드레터 대표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19에 차려진 ‘매드포댄스’ 부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구글플레이 제공
양선우 버드레터 대표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19에 차려진 ‘매드포댄스’ 부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구글플레이 제공

“사무실에 앉아 있을 땐 유저들을 ‘숫자’로만 만나거든요. 오늘 몇 명이 다운로드 했구나, 몇 명이 게임을 몇 시간 동안 즐겼구나.... 그런데 지스타 현장에 오니까 ‘살아있는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하면서 재미있어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감동했고, 덕분에 힘도 많이 났습니다.”

양선우(41) 버드레터 대표에게 올해 지스타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그 전 해에도 자체 개발한 인디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기업간거래(B2B) 홍보관을 뛰어다녔다. 그러나 이번 지스타에서 버드레터의 게임 ‘매드포댄스’의 위상은 지난해와는 차원이 달라졌다. 구글플레이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손잡고 올해 3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게임ㆍ앱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창구 프로그램’ 덕분이다. 버드레터는 이 프로그램의 ‘국민 오디션’을 거쳐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14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2019에 차려진 버드레터 ‘매드포댄스’의 부스. 구글플레이 제공
14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지스타2019에 차려진 버드레터 ‘매드포댄스’의 부스. 구글플레이 제공

창구 프로그램은 기존에 존재했던 수많은 정부 지원 사업과는 달랐다. 기존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보통 학계나 기술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야 했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보다는 ‘1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급급했다고 한다. 양 대표는 “사업 계획을 거창하게 쓰거나, 억지로 신기술을 끼워 넣기도 했다”며 “모바일 게임은 결국 이용자와 시장이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데, 그런 면이 고려되지 않으니 결과적으로 게임이 재미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창구 프로그램은 달랐다. 창구 프로그램에는 면접 대신 일반인 90%, 전문가 10%로 구성된 평가단의 다양한 평가가 포함됐다. 양 대표는 “시장에서 좋아하는 걸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더니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넷마블, 펄어비스, 슈퍼셀과 같은 대기업들이 부스를 차린 지스타 B2C관에 매드포댄스의 부스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창구 프로그램 TOP3에게 주어지는 특전 덕분이다. 양 대표는 “지스타에 올 때마다 유저들을 만날 수 있는 B2C관에 들어오고 싶었지만,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늘 그림의 떡이었다”며 “올해는 창구 프로그램 덕분에 좋은 위치에 부스를 차릴 수 있었고, 더욱 많은 이용자들과 퍼블리싱 회사들에게 우리 게임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상황도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지난해 지스타에서 저희를 거절했던 많은 회사들이 이제는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해오고, 사업 이야기도 훨씬 순조롭게 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드포댄스는 1930년대 재즈부터 2010년대 EDM까지 시대를 망라하는 음악과 춤을 기반으로 하는 ‘클리커 게임’이다. 버드레터 제공
매드포댄스는 1930년대 재즈부터 2010년대 EDM까지 시대를 망라하는 음악과 춤을 기반으로 하는 ‘클리커 게임’이다. 버드레터 제공

버드레터가 개발해 지난해 11월 출시한 매드포댄스는 ‘시대별 클럽’을 주제로 한 클리커 게임(Clicker Gameㆍ클릭이나 탭을 해서 점수를 모으는 게임)이다. 화면을 터치할 때마다 비트가 생산되고, 이를 모아 클럽 손님을 불러들이고 클럽 내를 꾸민다. 클럽은 게임이 진행될수록 1930년대 재즈에서부터 1990년대 힙합, 2000년대 EDM까지 음악과 춤이 다양해진다. 독특하고 예쁜 그림체와 캐릭터마다 부여된 재미있는 설정 등이 특징이다. 특히 비주얼 부분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컴퓨터그래픽을 개발하다 ‘찰라브로스’라는 캐릭터 회사를 창업한 양 대표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예쁜 그림과 독특한 애니메이션이 강점인 만큼, 찰라브로스의 자회사인 버드레터는 직원 15명 중 디자이너가 6명에 달한다.

‘이제 시작’인 버드레터의 지향점은 ‘앵그리버드’다. 2009년 핀란드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게임 앵그리버드는 이제 이용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갖가지 성격을 가진 ‘화난 새’들의 캐릭터만은 살아남아 영화와 애니메이션, 다양한 캐릭터 사업으로 발전했다. 버드레터도 캐릭터가 중심인 회사인 만큼 게임을 통해 얻은 인지도로 다양한 캐릭터 사업을 해나갈 예정이다. 양 대표는 “인기가 체감되지 않는 캐릭터 비즈니스와 달리 게임은 바로 성적표가 나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매드포댄스를 계속해서 개발하면서 내년 4월에는 캐릭터 기반의 또 다른 게임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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