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사립대 총장 모임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내년부터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내년에도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실제 등록금이 오를지 여부는 미지수다.
사총협은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지난 10여년간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인해 대학 재정이 황폐해졌고 교육 환경은 열악한 상황에 처했다”면서 등록금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이날 채택한 결의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시설 확충과 우수 교원 확보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대학은 물론 국가 경쟁력마저 심대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학교육 내실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0학년도부터 법정 인상률 범위 내에서 등록금 자율 책정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최근 수년간 몇몇 대학이 법정 한도 내에서 등록금을 올린 사례는 있지만 총장들이 단체로 등록금 인상을 선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행법상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 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 이하 수준에서는 인상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런데도 계속 동결되는 이유는 교육부가 대학 재정지원사업 등과 연계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에 불이익을 줘 왔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사총협의 결의에 대해 “교육부와 사전 협의된 내용은 아니다”라면서 “학생ㆍ학부모 입장에서는 여전히 한국 사립대 등록금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등록금 동결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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