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희비 엇갈린 가채점 결과… 정시 확대에 재수하겠다는 학생도
서울 서초구 서초고 3학년 학생들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5일, 가채점 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수학 망쳤어.” “(국어 고난도 문항인) ’BIS 비율’은 그냥 찍었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고 3학년 교실 복도. 학생들의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교실 밖으로 새어 나왔다. 학생들은 역대 수능 사상 가장 어려웠다는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올해 수능도 ‘만만치 않았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시험 전반적으로 고난도 문항은 다소 쉬워진 반면 중간 난도 문항 수가 늘어나면서, 중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반포고 3학년 김진수군은 “전반적으로는 6,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지만 수학은 좀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군은 “가형을 봤는데 3점짜리가 은근 시간을 많이 잡아 먹어 평소보다 수학 등급이 두 단계나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수학 가형에 응시한 반포고 황승준군도 “3점짜리 난도가 원래보다 좀 어려웠고 오히려 4점짜리 킬러 문제는 문제 푸는 과정이 조금 짧아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인근 서초고에서 만난 3학년 A(17)양의 반응도 비슷했다. 수학 나형에 응시한 A양은 “보통 뒤에 어려운 킬러 문제를 버리고 쉬운 앞 문제를 맞는데, 이번엔 앞이 어려우니 ‘멘탈’이 나갔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에선 ‘수학’이 대입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특히 수학 나형은 1등급 커트라인이 지난해보다 4점(원점수 기준), 2ㆍ3등급은 6~8점 정도 떨어져 ‘불수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평가했다. 입시업체들의 과목별 예상 등급 커트라인에 따르면 수학 나형의 1등급 커트라인은 전년도보다 4점 더 떨어진 84점으로 나타났다.

[저작권 한국일보]수능 과목별 예상 등급. 신동준 기자

국어는 ‘초고난도’ 문항으로 불렸던 지난해 31번까지는 아니었지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의 개념을 묻는 40번(홀수형 기준)이 까다로웠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반포고 한서연양은 “이과라 그런지 국어가 힘들었다”며 “BIS 지문은 애초에 경제 모르면 못 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영어는 “EBS에서 본 지문이 많았다” “100점 맞았다”는 학생이 종종 눈에 띌 정도로 쉬웠다는 분위기였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지 3년차인 영어는 1등급 비율이 첫 해엔 10%대, 지난해 5%대였던 것에 이어, 올해는 약 7%대로 추정된다고 입시업체들은 설명했다.

한편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 내년이 현 체제 마지막 수능이라는 점과 맞물려 재수를 고려하는 학생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경기도의 한 인문계고 3학년 담임 교사는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은근히 어려운 ‘중상’ 정도의 문제가 많아서 중위권 애들이 혼란”이라며 “정시도 늘어난다고 하니 벌써부터 재수한다는 애들도 꽤 생기는 중”이라고 전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능이 전체적으로 상위권에게 수월하게 출제된 반면에 준킬러 문제들이 난도가 있었다”며 “중위권 학생들은 예년보다 면밀한 지원 전략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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