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죄는 연방헌법에 명시된 탄핵 사유....트럼프 "탄핵사기" 맹비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뇌물죄를 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를 뇌물죄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면서 군사 원조를 활용한 것이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탄핵 사유를 보다 명확히 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탄핵 사기” “탄핵 사유가 아니다”고 반박하는 등 정치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가짜 조사에 대한 대가로 군사 원조를 주거나 보류한 것은 뇌물이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뇌물죄를 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공개 청문회에 나선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ㆍ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의 증언이 뇌물죄의 증거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를 1973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캠프 도청 사건인 '워터게이트'와 비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은폐는 닉슨이 한 일을 작아 보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연방헌법은 ‘대통령과 부통령 및 모든 공무원들은 반역죄, 뇌물죄, 기타 중범죄와 비행에 대한 탄핵으로 해임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 탄핵 사유로 적시된 혐의를 적용해 탄핵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국민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간 보상이나 대가의 의미인 ‘쿼드 프로 쿼(quid pro quo)라는 라틴어를 사용했으나, 쉽게 이해되지 않은 이 단어보다 뇌물죄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를 더욱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역대 대통령 중 앤드루 존슨, 리처드 닉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올랐으나 뇌물죄가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공화당은 그러나 민주당이 ‘퀴드 프로 쿼’가 먹혀들지 않자 다른 프레임으로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전날 증언도 제 3자의 전언을 전달하는 수준이라며 혹평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탄핵 조사가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초당적 투표는 탄핵을 종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윗에서 “이 탄핵 사기는 나쁜 선례이고,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나쁘다"고 반발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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