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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숙명의 ‘한ㆍ일 2연전’ 앞둔 양국의 비장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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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숙명의 ‘한ㆍ일 2연전’ 앞둔 양국의 비장한 분위기

입력
2019.11.15 14:38
수정
2019.11.15 22:5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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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 출전 중인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 출전 중인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C) 프리미어12 주최국 일본은 애초부터 ‘큰 그림’을 그렸다. 한국을 결승전에서 만나 4년 전 패배를 설욕하는 것이다. 아울러 흥행 면에서도 최고의 카드다. 때문에 자국의 결승 진출이 기본이지만 한국이 혹여 하위권으로 처지는 것도 그들에겐 달갑지 않은 일이다. 한국 역시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이 1차적인 목표지만 나아가 대회 2연패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한국이 15일 멕시코를 꺾어 한ㆍ일 결승전이 성사되면서 16일 첫 맞대결은 사실상 무의미한 경기가 됐다. 그러나 한ㆍ일전이기에 대충 할 수는 없는 경기다. 일본대표팀과 언론은 벌써 한국전 경계 태세를 드러내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대표팀 감독은 이날 도쿄돔을 찾아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상대할 한국을 지켜봤다. 이나바 감독은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밝히며 “한국전을 포함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후회가 없도록 전원이 결속력을 다지며 싸우겠다”라는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간판타자 사카모토 하야토 역시 “한국은 매우 강한 팀이다. 일본이 모두 하나가 돼 어떤 식으로도 좋으니 이겨야 한다. 승리만 머릿속에 넣고 힘을 내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일본은 한국전 선발투수까지 일찌감치 공개했다.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 다카유키(라쿠텐)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125승을 올린 베테랑 우완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대만전과 호주전에 불펜으로 등판, 각각 1이닝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국에서 기시를 가장 잘 아는 이는 대표팀의 전력분석팀으로 활약하다가 SK 타격코치로 부임한 이진영이다. 올 시즌 라쿠텐 2군에서 코치 연수를 받은 이진영은 재활 중이던 기시의 일거수일투족을 곁에서 지켜봤다. 이진영은 지난 5월 본보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이 완벽한 투수라고 평가했다. 기시가 등판한 날은 경기 시간이 2시간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국 선수들도 일본의 전방위 여론전에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임하고 있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이정후(키움)는 “초등학교 때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일본전에 모두 졌는데 이번에는 기필코 이기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영하(두산)는 "한ㆍ일전이 가장 기대가 되는 경기다. TV로만 보던 경기를 직접 하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전 명령만 기다리고 있는 막내 강백호(KT)도 “일본은 어렸을 때는 많이 만나봤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이)정후형이 있을 때 졌고, 3학년 때는 한 번 이겼다. 열심히 즐겨야 한다. 기대되고 그런 것보다도 하던 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야구의 나라’ 일본도 당황할 만큼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회 주최측 입장에서도 한ㆍ일전은 중요한 일전이다. 일단 5만5,000명을 수용하는 도쿄돔은 16일 매진됐다. 17일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은 두말할 필요 없다.

도쿄=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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